그대 = 정두리
그대 정두리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에 자운영꽃 혼자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에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 몫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 나게 하는 눈물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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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7.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