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울지마
새날이 뿌옇게 밝아오면 울 엄마 옷매무새 갖추고 샘물 가셔서 양동이에 맑은 물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오셔 정성스럽게 한 그릇 장독대 위에 올려놓고 두 손 모아 머리 조아리며 들릴 듯 말 듯하시던 혼잣 말씀이 우리 자식들 건강하게 잘되라고 비셨던 당신에 소원이었을 테다 당신의 뒤안길엔 일제시대 정신대에 가라고 잡으러와 외할아버지가 막아서시던 날 6,25동란 때 북한군이 밥해놓으라 해서 밥 해 먹었던 날들을 회상하며 니들은 그런날은 없을거라고 14살 풋풋한 소녀가 열살이나 많은 신랑만나 이제껏 사신 그 이야기 뒤엔 늘 바람막이셨던 엄마의 부모님이 계셨듯 나에게도 울 엄마 아버지가 계셨다 가만히 엄마 얼굴을 들여다보다 그래 지금 내가 엄마를 참 많이 닮았구나 둘이 마주 보고 하하 웃다가 울 엄마 눈시울을 젓..
하늘빛사랑
2020. 7. 20.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