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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잔치 벌이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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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2. 12. 1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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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잔치 벌이는 날

 

하늘에서 하얀 꽃들이

바람 가마 타고 내려와

앙상한 고목 위에 앉아

하얀 꽃나무를 만들고

울퉁불퉁한 길거리는

하얗게 양탄자를 깔아 놓았다

 

거친 바람 소리 들리는

적막한 겨울 산

초대받은 하얀 나비들

올망졸망 나목에 앉아

겨울 향연을 즐기고 있다

 

멀리서 들리는 개미 소리

첫눈이다

눈이 와요 하늘에서 눈이 와요

자꾸자꾸 눈이 내려와요

 

텅 빈 들녘에 하얀 눈꽃은

나비 되어 날아다닌다

맑고 투명한 하얀 도화지 위에

투박한 빈 항아리 하나 얹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