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품고 사는 사람들
자정이 넘은 시간 밖에는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다. 나뭇가지에도 장독대 위에도 소복하게 쌓여가는 눈, 가로등 불빛에 백옥의 수많은 나비 떼들이 떼 지어 바람 타고 내려온다 해맞이를 하러 삼척으로 가는 길에도 간간히 눈가루가 내렸다 첩첩 히 둘러싸인 산 그리메는 산수화를 만들어 내게 꺼내준다 넋을 잃고 바라본다 눈앞에 들어오는 그날의 기억이 갑자기 올라온다 12월 중순쯤일까 그날따라 낮에도 하루종일 짙푸리고 있더니 안개가 조금씩 낀다 자정이 될 무렵에는 한 치 앞도 안 보일만큼 정말 뿌옇다 운전대를 잡은 나는 어찌 가야 하는 것 조차도 방향을 잃은 채 이 눈 길이라 그냥 가다 다리난간이 보여 운전대를 돌렸는데 다리 옆 냇물로 추락하고 말았다 팔은 운전대에 끼여 나올수도 없었고 119 전화를 하다 정신을 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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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8.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