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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울지마

하늘빛사랑

by 김용자 2020. 7. 2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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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이 뿌옇게 밝아오면

울 엄마 옷매무새 갖추고

샘물 가셔서

양동이에 맑은 물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오셔

 

정성스럽게 한 그릇

장독대 위에 올려놓고

두 손 모아 머리 조아리며

들릴 듯 말 듯하시던 혼잣 말씀이

우리 자식들 건강하게

잘되라고 비셨던 당신에 소원이었을 테다

 

당신의 뒤안길엔

일제시대 정신대에 가라고 잡으러와

외할아버지가 막아서시던 날

6,25동란 때 북한군이 밥해놓으라 해서

밥 해 먹었던 날들을 회상하며

니들은 그런날은 없을거라고

14살 풋풋한 소녀가 열살이나 많은 신랑만나

이제껏 사신 그 이야기 뒤엔

늘 바람막이셨던 엄마의 부모님이 계셨듯

 

나에게도 울 엄마 아버지가 계셨다

가만히 엄마 얼굴을 들여다보다

그래 지금 내가 엄마를 참 많이 닮았구나

둘이 마주 보고 하하 웃다가

울 엄마 눈시울을 젓신다

엄마 울지마

엄마 울면 나도 눈물 나

엄마랑 딸은 또 울고 말았다

 

울 엄마가 내겐 준 그 사랑에

난 아직 절반이 아닌 아직 그 사랑에

시작도 못했을 테인데 내 껍데기인 엄마

돌아온 길을 다시 돌아가시려 하는 것 같아

 

 

나도 오늘 엄마처럼 정안수 올려놓고

정성스레 기도한다.

엄마의 기도소리랑 똑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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