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캔버스 10P)
아직도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해 겨울...
그날도 하얀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울 엄니 수수팥지지미 해 준다고 아침서 부터
뭔가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시골에서야 주전부리가 뭔가 있겠습니까.
봄이면 밭에 소담스럽게 눈비맞고 올라온
부추 베어다
솥뚜껑 뒤집어 잘 걸어 놓고 작은 나뭇가지로 불태워 달궈
들기름 바르고 부쳐낸 부추부침개..
여름이면 주적주적 비오는 날 일손놓고
여기저기 달린 애호박 뚝 따고 고추 슝슝썰어놓고
그것도 마찬가지로 솥뚜껑 뒤집어 놓고 들기름 두르고
부쳐낸 호박부침개....를 엄니는 부엌에서 부쳐내면
꼬맹이는 이집저집 다니면 부침개 드시려 오라고 심부름을 다녔지요..
그날도 꼬맹이는 엄니가 하시는 걸 바라보다..
아무래도 여기저기에 갈근쳤나 ..엄니는 학교 운동장이나 서너바퀴 돌다
동생찾아 오라고 하셨나 봅니다.
학교 운동장을 달음질쳐서 몇바퀴 휘휘 돌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작은교회에선 당그랑 당그랑 종소리가 울립니다.
하얀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눈보라가 치기 시작합니다.
작은 꼬맹이는 신이났습니다.
아직 집에 돌아가고 싶은것도 수수팥지지미를 먹는다는 것도 잊은채
혀를 내밀로 그 눈 한송이 두송이 받아 먹을려 이리뛰고 저리뛰고..
그날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그런 그 꼬맹이는 언제 집으로 돌아갔는지 거기까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엄니가 만들어 준 그 맛난 수수팥지지미를 맛나게 먹었는지 조차도 말이지요..
아직도 시장을 지나치면 중년이 된 그 꼬맹이는 그때기억을 떠올립니다.
맛나게 혀을 내밀고 눈을 받아먹던 그날을 말이지요..
아버지가 소여물을 끓이시며 군불지피던 그날...그날밤은 무척이나 따뜻했지요..
그림을 그리기 까지 지도해 주신 선생님께 스승에 날을 맞이하여
미쳐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 농협마트에서 굴비를 사서 드렸더니
울 선생님 너무 좋아라 하셔요..
그리면서 문자를 넣어주셨어요
나연씨 고마워 잘먹을께
항상 긍정적이고 웃는 모습이 너무예뻐
알랴뷰...라고...ㅎㅎㅎㅎ
그래도 저도 알랴뷰라고 했어요..ㅎㅎㅎ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5월 가정에 달...울님들 다들 잘 하시고 계신거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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