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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박 그리고 포도

*내안의 꿈의 날개

by 김용자 2008. 8. 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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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레박 그리고 포도/ 나연 ◈
              이슬이 머금은 이른새벽 울 아버진 작은 봇짐을 꾸리셨지. 점심은 그냥 둬 김영감님 댁에서 먹지.. 그래도 모를일이니까 가져가셔. 꼬맹이는 아버지가 이른아침에 길을 나선다는 걸 알고있다. 어제 아버진 조선낫을 갈고 갈아 신문지에 둘둘 말아 놓으셨기에. 길을 나서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꼬맹이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검보라빛 포도를 먹는 황홀한 꿈을.. 하마터면 오줌도 쌀번한 꿈을.. 하루종일 기다린다 땅거미가 내리고 어둑어둑해야 돌아올 아버지이지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동네 집집마다 등불이 하나둘 켜지면 저어기 아버지의 긴 그림자가 보이고 냅다 달려간 꼬맹이는 두레박을 받아들고 속안을 들어다 본다.. 배시시... 배시시.......... 두레박속엔 검보라빛 포도한송이가 들어있다. 아버지 얼굴엔 검은빛 슬픔이 가득 차 있었다 글쎄말이야 그 김영감이 봄에 돌아가셨다네 해마다 반겨주시곤 했는데.... 낼이면 우물안에 새 두레박이 달려져 있겠지. 포도알이 입안에서 통통 터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포도가 익어가는 시즘엔..... 내 맘속 저어기에 지주로 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인자하셨던 하하하하 웃으시던..나의 지주...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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