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님은 아주 가까이 있어도/나연
나에 님은 아주 가까이 있어도
가까이 가까이 갈려해도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합니다.
내가 가까이 가고픈 나의 님은
팔이 있어도 그 팔은
곧게 뻣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를 안아줄수가 없기에
제가 다가가서 안겨봅니다.
그에 가슴은 저어기
바다보다 넓어 전
아주 작은 먼지에 불과하지요.
나에 님은 아주 가까이 있어도
아주 작은 목소리를 내지도 못합니다.
항상 미소짓는 작은 입은
웃음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하지만
전 제 마음속으로 그에 목소리를 듣습니다.
나에 님은 아주 가까이 있어도
아주 큰 천둥소리를 내어도
내 목소리를 들을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님에겐 귀가 없진 않습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모기소리로 간지럽게
속삭여도 듣지는 못하지만
제가 마음으로 말을 건네면 다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나에 님은 아주 가까이 있어도
저벅저벅 내게로 올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 제가 늘 찾아가 봅니다.
그리움에 사무쳐 찾아가 보기도 하고
내 설움에 찾아가 보기도 하고
내 슬픔에 찾아가 보기도 하고
못난 투정을 마구 부려도
넓은 아량으로 베푸시는 멋진 나의님은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는
그런 편안한 나에 님은
언제나 내 가슴에 머물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