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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라가는 계단같아....(남한산성)

내안의 바람소리

by 김용자 2010. 1. 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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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에 주차를 하고  오르기 시작하다

따듯한 커피한잔 하고 갈맘에

가방을 내려놓으니 어느새 새들이 모여든다.

에긍 너희들도 속세에 물이 들어나보구나...

초코파이를 꺼내 들고 있으니 저리 손등에 앉아 쪼아 먹는다.

그 모습이 왜그리 앙증맞던지..

하얀눈과 산과 바람과 나무와 구름한점 없는 파아란 하늘과

글구 산새들과 함께 한다는거

내내 내 발걸음은 환희고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산성에 겨울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탈길은 반들반들해 미끄러질까 조심을 하게 되고

뽀드득 뽀드득 앞서가는 울 나리님 발자국 소리

뒤따라 가는 내 발자국소린 한 화음을 이루고.

뽀드득 뽀드득...사랑해요

뽀드득 뽀드득....행복해요

뽀드득 뽀드득....늘 이렇게 앞에서 뒤에서 밀어주고

당겨주며 함께해요...우리...

 

 

오르고 또 오르고...

어젯밤 울 나리님 새삼스레

20년을 함께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20년을 함께 살수 있을까라며...

하루밤라도 더 꼭 안고 자야지라고 했던....

그래 건강만 하면 충분히 살고 말고...라고...

 

 

먼 산 소나무위에 아직 잔설이 남아

꼭 하얀새들이 앉아 있는 듯 싶었지요..

넘 예쁘다....내 입에선 주책맞을 만큼 환호성만..

아긍 예쁘다 하면 옆에 지나치던 분마저

내가 바라보는 곳을 바라보기도 하고...ㅎㅎㅎ

 

 

수어장대...

아이들 처음 광주에 남한산성이 있다고 하며

초등시절...광주군청에 들려 시청각 교육을 받고

저 산에 올랐던 기억이....

매발자국이 있다고 했던 곳....

 

 

남문을 지나 처음 시작한 동문으로 간다...

동문에서 시작해 동문으로 한바퀴 돌아나오면

7키로라 했던가...

하얀눈이 함께하는 이 길은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조오기 사람들이 없어지기를 기다렸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가 되어 그냥 카메라를 눌러버렸지요..

하얀눈길을 따라 올라가면 파아란 하늘이 있어

그곳에선 천사짓하며 훨~~훨~~~

하늘로 날아 올라갈듯 싶은..........

 

 

오솔길같은 길...

하얀눈길...

오늘도 난 당신과 나 추억에 장을 한장 넘깁니다

 

오늘은 도종환님의 시가 문득 생각이나 올려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서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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