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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을 마구마구 퍼 먹고 있었다

아들바보

by 김용자 2008. 3. 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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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하루 아들도 엄마도 딸도 아빠도

    무진장 분주했다.

     

    아들은 아침 일곱시 반에 영어과외 선생님 댁으로

    배달해놓고 나리님이랑 공장주위 대청소에 들어갔다.

    공장이랑 산이 붙어있어, 일년마다 하는 행사

    유난히 도토리나무가 많은 우리동네

    낙엽들은 한군데로 긁어 모으고 지지난해에

    모아두었던 것은 작은 텃밭에 퇴비로 쓸려고 퍼 나르고,

    김장독 파 내고 ..

     

    딸아이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 바쁘다.

     

    도서관에서 밤 아홉시가 되어서야 돌아온 녀석

    포스터를 해야 한다고 하네...크...어케 할건데

    내가한말 말한마디 너에게는 언어폭력이라고 설정했다고..

    그러지 말고 이렇게 해볼까 무심코한 말한마디 너에게는 언어폭력이라고

     

    둥근탁자에 둘러앉아 글을 쓰기 시작하고..

     

    아들 아들은 무슨과로 갈거야라고 물었더니

    문과란다

    그면 아들 문과에서 할수 있는 직업은 뭐야라고 했더니

    선생님...같은 그런..

    아 맞다 아들 아들은 선생님이 딱이야 잘 어울려 잘해봐..

    엄마는 그렇게 쉬운줄 알아..

    아들은 충분히 할수 있어라고 하곤..

     

    잠시 난 옛 생각에 잠긴다.

    아들 초등6년 때 전교회장선거에서 내 걸은 오고싶은 학교...깨끗한 학교라고

    당선이 되고 아들은 그 약속을 지키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쓰레기를 주웠다는...

    하루는 비가 주젓주젓 오는 날 학교에 볼일이 있어

    들렸는데 몇명의 아이들이 비을 맞으며 쓰레기를 줍고 있었지

    아들 뭐야 비오는데...

    그래도 엄마 주워야지..친구들이 도와줘서 그래서 고맙고 괜찮어라고

    하면서 한마디 덧붙이는 말..

    엄마 비오는 날은 쓰레기가 차가워 ..근데 별로 없어라고..

     

    버스를 타고 오면서 대견해 하면서도

    손이 시려워 하는 녀석의 모습을 본 나는

    웬지 내 맘엔

    내 눈엔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있었지...

     

    아들 아들 나중에 선생님 되면 참 잘할것 같아. 엄마생각엔..

    강원도 쪽으로 선택해서..

    시골로 가면 아들이 가르치는 아이들 방과후에

    엄마가 봉사로 미술 하고 싶은 아이들 있음 그림가르쳐 줄께

    엄마는 그림도 못그리면서..

    시작했잖어 아들이 선생님 될때까지 하면 충분할건데...등단도 할건데라고..

    김칫국을 마구마구 퍼먹고 있었다...나는..

     

    황홀한 꿈을 꾸면서....

    그림을 가르쳐 주면서 기타를 치며 함께 노래부르는 아름다운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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