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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도깨비불처럼

*연이의 일기

by 김용자 2008. 2. 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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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날 시장에 다녀온 곡식들로 어제 일 다녀와

    밥을 짓기 시작했지요

    저어기 콩은 집에서 울타리에 올려 따놓은 콩이지요

    물을 잘 맞춰야 하는데...

    늘 할때마다 맘에 들지 않았는데...

     

     

    보셔요

    밥이 겁나게 맛나 보이지요 소금으로 약간 간을 했더니 더 맛나요

    제가 젤로 올해 잘했나 봅니다.

    동네 이집 저집으로 다 퍼 돌렸어요

    신바람이 났지요 울 나리님한테도 오곡밥이 넘 맛나게 되었다고

    언능 오라고 전화를 했지요

    제가 아는 사람들에겐 다 맛보라고 드리고 싶은 그런 심정이였지요

     

     

    언니가 나물을 다 삶아서 �아만 먹으라고 가져왔어요

    마음이 그저 찡합니다.

    남동생이랑 너랑 나랑 셋이 나눴어 똑 같이..그렇게 말하는 언니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언니가 없으면 나도 저렇게 할수 있을까을 생각해 봤지요

    우린 중국산은 걱정안해도 되지요

    고사리나 무우말랭이도 덧붙여 했는데 ....다 산에서 뜯어다 먹는 그야말로

    우리 원초적인 그런 음식입니다.

     

    아침에 부스럼은 깨무셨나요.

    울 엄마 아버지는 소죽을 끓이시면서 밥을 지으면서

    움저장 해 놓았던 무우을 버적버적 깨물어 드시던 생각이 나요

    참 맛있었지요. 우린 사과를 먹으라고 하셨어요.

    그땐 땅콩도 호도도 잣도 무진장 귀했지요.

     

    밤이오면 도깨비불처럼 저어기 먼 마을에선 빙글빙글 돌아갔어요

    동네 오빠들 따라다니다가..

    깡통을 한번 돌려보라하면 그렇게 좋아라 하면

    쌕~~~

    쌕~~쌕~~~불이 활활 타면 잘도 돌아갔는데..

     

    오빠들이 점점 머리를 써 어느날은 비닐을 넣고 돌렸어요

    불이 오래가긴 했지요 나무보다..

    홱하고 던지는 그 순간 그 비닐조각이 제 오른손에 와서

    쩍~~~~하고 달라붙였지요

     

    엉 엉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은 생각도 못했던 시절 엄마는 기름을 발라야 한다고

    지금생각해 보니 등유는 아니고 경유를 발랐던것 같아요

    등유는 집에도 있었는데 기름을 얻으려고 남에 집에가서 바르고

    엄마 무릎에 앉아서 울었던 기억이 나니 말이지요.

    그 화상은 오른손 중앙에 동그랗게 손과 손사이에 남아있지요

     

    그렇게 아팠어도 그리운 추억이 되어있다는 것을요

    지금도 그 상처를 보며 웃으면 하는 말 ....

    그 오빠 지금 만나면 성형수술해 달라 할텐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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