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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켜고 싶은 밤

*연이의 일기

by 김용자 2008. 1. 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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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을 켰다.

    시골에 밤

    시골에 겨울밤은 언제나 일찍 찾아온다

    산속엔 아직 덜 녹은 눈들로 하얗게 여기저기 물들어 있고

    앙상한 가지들만 바람에 흐느적 흐느적 거린다.

     

    저어기 멀리선 아직도 하얀 연기가 어럼풋이 하늘을 향해

    치솟다 말고 다시 방향을 바꿔 모두 흩어져 흔적도 없이 보이고

     

    가로등만이 환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고

    난 촛불을 켰다..

    혼자 있을 땐 늘 촛불을 잘 켜고 작은 등 하나 달랑 달아놓는다.

    그것도 잠시

    보물들이 돌아올 시간이 되거나 나리님이 올때가 되면 다시

    집안을 환하게 비춰야 하니까...그래도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이

    웬지 혼자서 아늑한 굴속에 있는것 같아 참 좋다.

     

    촛불이 타 들어가는 모양새를 바라보다가도

    늘 내 머리속에 철저히 박혀 있는 식구들을 생각한다.

     

    김치찌개 냄새가 아직도 거실에 가득하다

    환풍기 돌리다가 창을 다 열어놓았는데도..

     

    흙속에 묻어 두었던 김장김치는 이제 바닥이 났다.

    올해는 덜 추워 일찍감치 맛이 들어버렸기에..늦게 한번더 할

    김장을 못했다...

    작년에 산 김치냉장고 속에 들은 김치 한포기 한포기가 왜이리

    자리가 금새 금새 비워지는지...

    울 식구들은 정말 김치 하나는 끝내주게 잘먹어...

    어릴때서 부터 아이들도 잘 먹었고 지금도 한포기 꺼내면

    두끼면 해결되고....

     

    김치 한포기를 꺼내 조금 작게 썰고 돼지고기랑 넣고 보글보글

    끓였더니 한 마디로 끝내주는 맛...크 아무래도 에스라인 만들기는 물건너 간것 같아..

     

    그래도 어쩔거나

    식구들이 맛나게 먹는 모습만 봐도 내 행복인걸.....

    내가 젤로 좋아하는 말도 거기에 있는 걸 ...밥 한그릇 뚝딱 비우고...밥좀 더 줘라고 하는

    그 말에 난 신바람이 나는 걸....

    점점 어두워 지고...

    점점 어두워 지고...

    쬐금 있다가 보일러를 돌러야지..

    남향집이라 햇님이 주고간 따뜻한 온기를 더 느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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