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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도 볼수없는..그리움

*연이의 일기

by 김용자 2008. 1. 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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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을 함께 보고 있던 아들녀석 느닷없이

          엄마 외할아버지도 치매가 있었지요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 외할아버지도 치매가 있었지

          근데 그리 심한편은 아니였어...라고 답을 하고나니

          괜히 울컥 아버지가 몹시 그리워집니다.

           

          울 아버지는

          동네분들한테 모진말 한마디 못하시던 그래서

          하시는 말씀들 저 사람은 법없어도 살사람이지 라고

          땅을 고집하며 그 높은 산에 하루에 두세번을 오르고

          내리던 지게는 당신의 분신처럼 여겼던

          내 맘속에 그리는 아버지는 늘 허허하고 웃으시던

          움푹패인 주름위에 당신의 삶을 담고 계셨던....

           

          너희 삼남매 늘 우애있게 지내라...

          고 하시던  삼남매가 사는 이곳으로 오시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땅을 포기했던 ...

          엄마는 전세집을 얻고 분당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을하시면서도 시골에서 농사지를때 보다 훨 낫다고

          신나게 일을 하셨지..

          그랬어 농사일 그 뜨거운 햇볕아래 일을하고

          추수를 하면 남는건 별로 없고..한달이면 들어오는 월급이

          엄마는 신나게 만들었지만 아버진 실망이였지 연세때문에..

           

          당신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셨어

          일을할수 없음을 알고 나선

          아버진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시는걸

          난 봤지

          그러고서 부턴 조금씩 정신을 놓기 시작했어.

          그런 아버지가

          그런 아버지가

           

          주워오셨어 동네에 버려진 신문지를...

          왜인지 알지 난

          나 어릴때 시골에선 양잠을 했어

          누에고치를 먹여 특을 받으면 돈의 액수가 달라지지

          그 누에들을 틀에 올려놓으려면 종이가 필요해서

          읍내에 가서 신문 한뭉치를 사오곤 하셨는데

          아버지 눈에 그 버려진 신문지가 소중했던 거지

          그때 그 기억으로 말이지.

          집 주인은 싫어했지

          그래서 난 몰래 아버지가 주워오시면

          다시 갔다 팔아서 소주 사온다고 하며 내다 버리곤 했어

           

          남들눈에는 그리고 ....

          남들눈에는  허름해보인 울 아버지가

          이상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어

          한낮 길거리를 걸어다니시는

           울 아버지를 이상하게 생각했는지도 몰라

          근데 말이지 난 당신이 그렇게도 다니시는 모습이

          참 좋았어.

          아프지 않으니까 그리고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울 남편도 그랬어 창피하다고 ..자기 친구들이 보면 창피하다고

          그치만 그치만 난 ...

           

          치매의 증상들이 조금씩 보였지

          집에 있는 숟가락들을 다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서랍속에 갔다 넣으셨어

          밥을 먹으려고 하면 그 숟가락들이 없어

          아버지방 서랍에 가면 거기에 가득있었지

          내가 학교다닐때 만든 앨범들을 늘 뒤적이며 보셔서

          다 헤이져서 내 추억마저 아버지가 다 가져가셨어.

           

          손주녀석들이 예뻤던 ..

          아버지가 다녀가시면

          난 그냥 전기 밭솥에 보온으로 있던 밥을 차려드리고

          집에가서 소주한병 사 드시라고 천원을 드렸어

          더 많이 드리면 더 사드셔서 사고라도 날까봐 두려운 맘에

          천원을 드리면 아버진 그 천원으로 소주한병을 사고

          새우깡 한봉지를 샀지.

          그 다음날 아버진 외손주녀석들 줄려고

          새우깡을 겨드랑이에 꼭 끼고 오셨지..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정말 그랬어 아직도 내 맘속에 남아있는..

          아픔이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때 그때서야 내가 느낀거야

          아버지는 때마다 작은 가마솥에 따뜻한 밥을 짓고

          누른밥으로 숭늉을 꼭 해 드렸지.

          그때 무진장 울기도 많이 울었어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어

          울 아버지한테 한번도 그렇게 해준 기억이 없었어

          그때서야 알았어

          도리와 사랑의 차이점을 말이지

           

          향수병에 젖어 사시던 아버지

          울 아버진 늘 고향을 그리워했지

          그래서 그냥 무턱대고 집을 나서기도 했어

          아버지를 찾았헤매던 그런 날도

          한가지 소원을 빌었지

          간절하게 아주 간절하게

          살아만 계시기를

          살아만 계시기를

          아버지를 만난 그날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것 같아

          창이 많은 집으로 이사를 갔어

          집안에서 밖에만 내다 보시라고 ..

          당신은 답답하셨겠지만 그래도 그 방법뿐이였어

           

          시설에 보내기를 ....

          이따금 엄마는 내게 오열을 하곤 하셨어

          그럴때 마다 난 엄마 시설에 보내자고 했지

          사실은 어케 시설에 보내겠어

          끝까지 함께 살아야지

          그렇다고 해서 옛 치매노인네들처럼

          응가하고 벽에 바르고 그런건 아니니까

          난 그런 아버지가 좋았어

          꼭 아기처럼 변해가는 아버지가

          아기처럼 변해가는 아버지가 난 좋았어

          티없는 당신의 웃음에서 난 아기의 웃음을 봤지

           

          손을 놓던날

          아버진 그래도 내게 마지막 효를 받기를 원했나봐

          그래서 내가 덜 아파하고 살기를 바랬던건가봐

          아버지가 편찮으시다 해서 자동차학원에 갈려고

          길을 나섰는데 그날 내 앞에서 접촉사고가 나서

          그냥 아버지 한테 가서 목욕시켜드리고 미음을 쑤어드렸는데

          그것이 마지막 살아서의 모습이지..

          그리고 아버진 손을 놓고

          한많은 이 세상과의 하직을 하셨어.

          관대하게 살아가셨던 당신의 삶

          거짓없이 한평생을 사셨던 당신의 삶을

          딸인 나는 다 알지 그래서 나도 아버지처럼 그렇게

          살아갈려 하지 아버지처럼 말이지...

           

          보고싶어 무진장 보고싶어

          만나려 갈거야 아버지 만나려 ...아버지가 잠든곳으로

           

          혹여 집안에 이런 환자가 계시다면...요

          서로의 배려가 그리고 사랑이 절실이 필요하지요

          늘 한 사람이 치매 환자를 맡기 마련이고

          그 한사람은 젤로 환자분과 젤로 가까운 분이였지요

          그러기에 일단은 내가 희생을 치뤄야 한다면

          괴로운 마음보단 먼저 귀찮은 맘 보단 먼저

          내가 해야만 꼭 내 일인양 하면 훨 쉽다는 것을요

          그리고 가족들간에 많은 배려가 필요하지요

          긴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듯

          지쳐가지 않게 지켜보는 가족중에서도 하루만이라도

          시간을 내 환자돌보는 이를 외출을 여행을 할수 있는

          자기만의 시간을 주셔야 다시 또 활력소를 받을수 있다는 것을요

          긴 사랑 그리고 큰 배려 서로 상호간의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지요

           

          힘이 들지요

          환자를 돌본다는 것이

          그치만 내 삶을  그 환자분의 삶을 함께 산다고 생각한다면

          그리 힘들지만도 안하답니다.

          나도 어쩌면 같은 처지가 되었을 때

          내 옆에서 누군가가 함께 해 준다면 그 기쁨이지요

          글쎄요 우리 세대에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내 앞가름을 내가 해야될것 같은 그런 생각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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