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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끝에 달린 차가운 달

*연이의 일기

by 김용자 2007. 12. 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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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마다 굴뚝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어지간한 공장은 전기로 안을 훈훈하게 데우지만

    가구공장은 여지없이 나무를 때고 연기가 머리를 풀고

    하늘 높이 높이 바람이 부는 데로 따라 가지요.

     

    모닝콜이 바뀌었습니다.

    뒷집 아줌마가 봄에 갔다 닭장을 만들고 닭 네마리를

    갔다 넣더니 모이값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정은 12시 반에도 신나게 울어대더니

    아침 다섯시도 채 못되었는데 막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울 집에서 겨우40M도 안되는 거리라 ...귀찮게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이젠 더 부지런해 져야 할것 같아요.

     

    그제도 오늘도 울 딸은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반의 주번이라서,

    아침상을 차려놓고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집에서 걸어선 십오분정도 걸리지만 옆에 산이있고

    불량배라도 나타나면 이란 노파심도 있지요

    여섯시반이면 캄캄하지요 가로등이 있긴해도

    웬지 불안한 맘에 딸이랑 함께 나가서 버스가 올때를 기다려

    태워보내고 올라옵니다.

     

    딸이랑 둘이서 바라본 서쪽하늘 끝에 달린 달이 왜그리 차가워 보이는 지요.

    딸은 엄마 달이 너무 예뻐 그래 예쁘다.

    근데 말이지요 전 왜 그리 그 달이 차가워 보이는지

    그 달이 왜그리 추워보이는지..

    둘이는 말없이 그 둥근 달을 바라보면 말없이 버스를 기다리지만요

     

    참 사람에 마음은 무진장 변덕스러운가 봅니다

    새벽에 보는 새벽별도 새벽달도 그렇게 아름다워보일수가 없었는데

    말이지요.

    이른아침엔 영 아닌것 같은...그래서 자기자리가 다 있나 봅니다

    있어야 할곳에 다른것이 있는것이 아니라 늘 있던것이 있어야 하는..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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