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몰래 다가온 가을은 왜 그리 저를 혹독하게 하는지요
온 몸은 불덩이입니다 목은 아파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눈앞은 핑글핑글 돌고
근데 다시 제천에 사는 숙이한테 온 전화는 저에게 마음까지 아프게 했지요..
몸이 아픈거야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면 낫을수 있다지만..
마음이 아픈건 정말 치유하기가 힘든다는 걸..
순이를 봐야겠다는 한마음 뿐입니다
어젠 영월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숙이 형부가 전해준 소식이 와전된거랍니다..
영월에 사는 순이 신랑이 아닌 잘 아는 님이셨다고..ㅎㅎㅎㅎ
영월에서 순이랑 함께 동거하며 함께 한솥에서 밥먹기를 근 2년이나 되는데
제가 순이를 걱정하는 건 너무나 순이를 잘 알기 때문이였지요
학교 졸업하기전에 어느 총각이 눈독을 들이고 찜을하고 졸업하자
자기 사무실에 나오라 하더니 이듬해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예쁜친구가 결혼을 하고 영월시내에선 모르는 사람없이 잘사는
잉꼬부부였지요..
근데 워낙 크지도 않은 곳이라 소문이 돌았다나봐요 ...
사람들의 입소문에
순이한테 아침 전화를 했더니 반가이 받아요
나 너 보러 갈려그래 지금 준비다 했거든
어여 와 어여와..
알았어 언능갈께.
야탑에서 버스를 타고 제천에서 숙이를 만나고
그때까지만 해도 근심이 가득했지요
근데 숙아..순이 목소리가 맑고 밝은데..
전에는 남자는 아내 죽으면 화장실가서 웃는다는데
요즘은 향 피워주면서 고개돌리고 웃는데..라는 속된말도 하면서..
그래도 올만에 만나 수다를 떨고 있었지요..
(저 안이 단종이 유배했던 곳이여요 어린 단종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순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어디쯤이야...
여기
아 여기 장릉인것 같아.
언능와 배고프겠다
점심먹자
알았어..
전에는 장릉앞으로 버스가 지나갔는데
우회도로가 났나봐요 울 여고앞으로 지나가던 걸요
올라가는 언덕이 너무 가파라 눈이오면 여기서 벌러덩 저기서 벌러덩했는데
많이 밋밋해졌어요..25년만인가 봅니다.
청령포에서 가든을 하는 윗동서을 도와 함께 하고 있었지요
입구에서 ..........뜨아
두 부부가 함께 나와 마중을 하네요...
ㅎㅎㅎㅎㅎㅎ
너네 신랑 오래살겠다 애 하며 웃음으로
마무리를 했답니다
반가웠어요. 기쁨두배입니다...
몸도 마음도 언제아팠냐는 듯 다 사라져 버립니다
저 강을 건너면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로 들어갑니다
강이 빙글빙글 돌며 흘러 나올수가 없었던
지금에야 물이 별로 흐르지 않았지만
제가 학교다닐때만해도 시퍼런 강물이 출렁출렁 내려갔지요
나룻배를 타고 소풍을 저곳으로 가기도 했답니다.
뭔지 모르게 서늘한 기분이 드는 곳.
밤새내린 비때문에 물은 흙탕물로 되어있었지요..
어제는 날씨가 참 화창하더니 오늘은 또 비가 내립니다
전 참 그래요
이래서 제가 복이 많은 여인네인가 봅니다
하늘님도 제 마음을 척척 알아주시니 말이여요
언제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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