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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깨끼~~~얼음과자

*내안의 그때는 말이지

by 김용자 2007. 6. 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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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살..그리고 열 두살..

나랑 띠동갑인 언니는 내가 4학년때 시집을 갔어.

헤어진다는 것 작별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랐던것 같아

멋진 검은 양복을 입은 오빠가 왔다 갔다 하더니 언니를 데려간다고..

 

그날도 난 학교엘 갔지

돌아오는데 언니가 막 간다는 거야

엉엉 울고만 있었어..

 

언니가 시집을 가고 엄마는 이따금 언니네 집에 가시면

아버진 아침 일찍 가마솥에 따뜻하게 물을 데워놓으셨어.

큰 솥단지에 소죽을 끓이시면서 말야

그러면 그 물로 난 밥을 하기 시작했지.

반찬이야 찬장속에서 꺼내면 되니까?

그땐 뭐 두메산골이라 냉장도 티브 그런건 생각도 못하지

전기불이 내가 중학교 다니던해에 들어왔으니까.

호롱불로 밤을 밝히고

바람이 부는 날엔 부엌에선 호야로 불을 밝혔지..호야..

 

시골에 밤은 언제나 일찍 찾아와..

 

아침이면 더운 여름날이 찾아오면

우린 유일하게 잘 가는 곳 냇가로 가는거야.

진소로 가지

그곳엔 웅덩이가 깊게 파져 물이 깊었어..

무서운 전설을 가지고 있지..저어기 말이야 저어기 저곳에 가면

귀신이 발을 끌여당긴데..절대 우린 그 깊은 곳은 안갔어..

 

햇님이 심술이라도 부리기 시작하면

벌거숭이들은 입술이 새파래지고..오돌오돌 떨기시작하는 거야..

그리고 주문을 외기시작하지 빨리빨리 나오라고..

 

햇볕이 쨍쨍내리 쐬는 날

엄마가 마늘깨는 밭에 같이 있는데..

때마침 아이스깨끼 아저씨가 저어기 멀리서 소리를 지르며

오시는 거야..

아이스깨끼~~~`

얼음과자~~~~~~~~~ 하면서 말이야..

엄마 엄마 아부지...하며 졸으면..마늘 몇개 툭 던져주시는 거야..

언능 가지고 달려가지..

 

그렇게 아저씨가 주신 아이스깨끼는

덥썩덥썩 깨물어 먹지도 못하고.

녹아내리는 거 그냥 �아먹은 것 같아..

 

지금 먹는 그 얼음과자 아이스크림은 그 맛이 절대로 안날거야

근데 딱 하나 그 맛이랑 비슷한거 하나 있는것 같기도 해

 

그리고 난 그 고마움에 집에와선

감자를 긁기 시작했어.

엄마 저녁준비 대신하는 거야

내 얼굴 내 팔에도 내 다리에도 하얀점들이

자꾸만 자꾸만 늘어나기 시작하지..

감자 녹말이 튀어 생기는 그런 점이야..

 

어쩌면 담에 또 아이스깨끼가 먹고 싶어서 한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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