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엔 불륜 빼곤 이야기 거리가 안되는
십여년을 살아오면서 생각나는 건
"밥 줘" 그거 하나더라는.....대사가 왜 그리 가슴에 와 닿던지..
...내가 그렇게 살아온건 아니지만...
아침에 밥상머리에 아들녀석이랑 함께 앉아
아들은 빵을 먹는 다기에
빵을 주고서도 밥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언능 밥을 비벼 한숟가락만 하며 먹이고...
홍삼을 살짝 데워 컵에 따라 슬쩍 녀석 옆으로 밀어놓고..
두런 두런 이야기 하던 끝에
아빠가 없는 틈을 타서 하는 이야기인양
낮은 목소리로..
" 엄마 내 옷장속에도 홍삼 박스가 있더라"
" 어 그거 엄마가 박스 버리기가 아까워 아들 겨울옷 담아놨는데..."
" 아 그랬구나.. 난 또 홍삼인줄 알고"
" 왜 엄마가 숨겨놨을 까봐"
"으응"
"녀석"
글구 둘이 얼굴을 마주 보고 웃었다...
한참을 웃었다..
이유인것은....
아이들 어릴때 난 책 사 주는 걸 무지 좋아했고 울 신랑을 무진장 싫어했다.
부부싸움 까지 했으니까...두질을 샀나보다 그랬더니 나보고 반품을 시키던가
집을 나가라고 까지 했으니까....
그래도 난 열심히 사줬다.
책을 사주는 돈은 내가 벌었으니까
신랑출근하고 아이들 학교보내놓고 맨 나중 출근해 젤 일등으로 퇴근하면서
열심히 번 돈으로 사줬으니까...그래서 미니 도서관처럼 집안에 책을 드러놓았다.
넘들은 하기좋은 말로
보지도 않는 책 진열장에 꽂아두면 뭐하냐 하지만
울 아이들은 내가 드러놓는 쪽쪽 다 읽어치웠다.
얼마나 예쁜가...
삼국지만 해도 그렇다..
단계 단계 별로 해도 난 세질이나 구입해 줬고...울 아들 녀석은 삼국통일을 네번이나 해댔다.
그래도 울 신랑 못마땅해 해서 구입은 해 놓고 숨겨서 한권 한권 아이들은 꺼내봤으니까....
그렇게라도 하면서 궂이 책을 구입했던건...울 집은 학교랑도 도서관이랑도 멀었으니까..
울 아들녀석 그래서 그때 생각이 나서 아침에 그런 말을 하고
오늘 매실즙을 담그면서도 달랑무를 담그면서도 난 연실 웃었다...
지금은 연령에 비해 낮은 책도 있지만 이젠 필요없는 책이니까 달라고 해도 난 줄수가 없다..
애정이 있어서....아무도 주고 싶지 않아서...작은 내 새끼들 같아서...
바라만 봐도 행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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