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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냉전이 흐르고...항복하세염

*연이의 일기

by 김용자 2007. 9. 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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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 올라오는 차안에서 들었던

    30대 부부 시댁 친정을 두고 어디를 먼저

    가냐 실랑이 벌이다 남편 3층에서 투신자살....

    참 불쌍타 ....불쌍해....

    넘에 이야기니까 이렇게 말하겠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요

     

    좀 지난 이야기지만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데..

    울 부부 칼로 쇠짜르기가 되었는데...ㅎㅎㅎㅎ

     

    울 부부가 십칠년이 넘도록 지켜온 건

    아무리 써움을 해서 마음이 격해져 있을지라도

    꼭 한방에서 자야 한다는 걸 꼭 지켰지요..

     

    근데 이번에 깨어지고 말았지요.

    흙침대엔 고추를 말리느라 고추를 널고

    울 빛나리님은 거실바닥에서 전 쇼파에서 잠을 자고

    입은 봉하고 있었지요..

     

    이유인즉..제가 외출을 하고

    저녁 열시쯤인가 저녁밥은 딸이 챙겨줬는지 아님

    회사에서 해결하고 들어왔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걸어놓고

    친구들 말에 귀를 기울이다..

    어쩌다 마주친 친구녀석 울 고등선배언니랑 결혼해

    언니 잘 있지 하고 안부묻는 말에 보따리 싸 가지고 나갔어..

    의아해 더 말도 못 부쳐보고 두달만에 그 동네에 사는 친구가 와

    그 녀석 안부묻는 말에 ....친구가 알려주는 말

    그 녀석이 바람이 나서 언니가 맘고생을 많이 했다 하길레

    아 그렇구나 바람피워서 맘고생을 많이 했네라고 하는 말을

    하는 동시에 전화를 받고...........

     

    왜 신랑 흉을 보냐며 뚝하고 전화 끓고

    그리고선 입을 봉했지요...

     

    잘됐다...나도 요즘 귀차니즘이 있어 만사가 구찮은데...

    아침에 안깨워도 되고 아침마다 등 안 긁어 줘도 되고

     등 안 두드려 줘도 되고

    옷 안 찾아줘도 되고..양말 안 신겨줘도 되고

    그냥 밥은 먹든말든 차려만 놓아도 되고

     

    저녁에 늦게 들어오든 말든 걱정안해도 되고

    밤늦게 밥상 안차려도 되고..잠들때 까지 옆에서 안재워줘도 되고..

    샤워할때 등 안밀어줘도 되고....

    발가락 조물락 조물락 맛사지 안해줘도 되고...

     

    참 편타 정말 편타....

    그것도 하루다...

    하루다 지나니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늘 하루를 못 넘기는 내 성격에 나흘이나 견디고 참다니

    참 대단하다..

    하기야 울 친구들 나보고 그랬어

    너  그 옛 성격 다 어디갔냐고...대단한 김00 야 라며

    이그 이것들아 그 성격가지고 내가 결혼했으면 지금껏 이렇게 살겠냐

    결혼하면서 내가 다 버리고 왔지....

    그래 참 잘했어 참 잘한거야...

     

    성격 자랑할 일은 아니고..

    아무래도 안되겠어..

    풀어야지..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보 방에서 잡시다...

    이렇게 궁상떨지 말고...

    아무래도 당신이 오해한거여 당신 이야긴 하지도 않았는데..

    글구 그래 울 여자들 그래서라도 풀어야지 아님 속병생겨서 안돼

    서로 위로받고 위로하고 ...그리고 잘 알잖아 우리 친구들..

    울 친구들은 내가 불만을 이야기하면...

    넌 복에 겨워 하는 말이라고 ...그래서 말도 못하게 하는걸..

    내가 울 아버지 이름걸고 내 심장에 손대고 말 할께

    그건 당신이 오해한거야....그랬더니 노무현이름을 걸으래

    싫어 그 사람은 싫어 ...

     

    언제나 풀 땐 그래야돼

    상대방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내 목소리를 죽이고'

    최대한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당신때문이야가 아니고

    내 생각인데 전 그랬거든요...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잘못이겠지만 ..그건 그런거였어요..라고..

     

    그래서 풀었다..

    사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속상해 하고

    마음아파하고....,.근데 이번만큼은 내가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했지만........

    어쩌면 정말 난 무서운 여자인지도 모른다..

    내 자신이 느끼는 ...정말 무서운 여자..

     

    항복하세염 항복하세욤...

    그렇지 당신이 그렇게 했음 내가 오해해서 미안하지..

    당근이지....그렇게 나와야지.

    그날 울 빛나리님 항복했다.. 더 많이 이뻐해줘야징

    더 많이 사랑해 줘야징....ㅎㅎㅎ

     

    살아가는 많은 날들중에

    햇빛이 쨍쨍 빛나는 날이 훨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흐린날

    태풍이 몰아치는 그런 날에도

    우린 지혜롭게 현명하게 헤쳐 나갈수 있는

    생각하는 동물이 아닌가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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