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분 하면
저명인사나 그리고 업적을 남긴 분들을
손 꼽으며 성명을 논하곤 하겠지만
제겐 젤로 위대한 분이 누구냐고 물으면
전 서슴없이 나에 아버지시고 어머니시다고.
대답한답니다..
35개월된 언니 손주녀석은 섭이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논이나 밭이나 가서
뭐든 서슴없이 먼저 해야 직성이 풀리는 꼬맹이지요..
저렇게 먼저 손보다 훨 큰 장갑을 끼고 괭이를 들고 먼저 설칩니다..
어쩌면 저 꼬맹이처럼 울 엄마를 아버지를 보며 자란 우리도 농사일이면
무척이나 힘든다는 것을요
식혜를 먹자라고 와선
이모할머니 왜 이렇게 더운거야..
여름이라서 더운거야...넘 더워요.
이모 할머니처럼 강원도 억양을 흉내내듯 따라하는 섭이는
그냥 옆에만 있어도 힘이 됩니다..피로회복제이지요..
어쩌면 나도
저렇게 예쁠때엔 울 엄마 아버지의 피로회복제였을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 제 나이에 마흔이 좀 넘은 분들은
부모님이 조부모님이 농사일을 하신 농부였을 겁니다.
이른 아침 새벽별을 보고 밤달을 이고 들어오신
그렇게 부지런히 일구어도 식구들 입에 풀칠하기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던..
마늘 캐다 아이스깨끼 장사가 소리치며 지나가면
아버지 엣다 이걸로 아이스깨끼 사 먹어라 하고 던져 주시던..
그럼에도 없어도 궁핍하게 살았어도.
서로 나누며 살아왔다는거..
옆집에 울 보다 못한 할머니가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밀가루 한 양푼이라도
퍼가 부추넣고 부침개라도 부쳐 대접하기를 바랬다는 걸..
그렇게 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조그만 사심이 없는 흙이 주는 것만 받아 아주 정직하게
그리고 남에 것에 탐하긴 보단 서로 나누어 먹길
좋아하셨던..나에 부모님 그리고 그대의 부모님
그렇다고 해서 아주 못살지는 않았습니다...
아끼고 절약하기를 ...그리고 도와주기를..좋아하셨던.
그렇게 남에 것에 탐하지 않고
정를 나누고 사랑을 나누어 사셨던
나에 아버지 어머니가 전 이 세상에서 젤로 위대한
분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겨우 한나절..
그것도 겨울에 먹을 김장밭 만드느라 밭을 쬐금 팠다고
저렇게 손에 물집이 생겼습니다.
한 평생을 울 엄마 손은 마치 나무 껍질처럼 굳어버려
그냥 등짝만 만져도 소스라치기 까지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젤로 위대한 손입니다..
그 험한일은 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그렇게 해야만 울 자식들 넘보다 빠지지 않게 할려 하셨던
당신 이마에 인생의 계급장처럼 주름살 하나 둘 늘어나던 아름다운 모습..
나 당신의 이마에 생긴 주름살도
당신의 나무껍질처럼 굳어버린 손을 만지면서 생각합니다..
당신은 나에게 있어 젤로 위대한 분이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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