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모처럼 빛이 났지요..
이런날엔 집 밖 풀뽑기에 여념이 없답니다
풀을 뽑으면서 쪽파를 심을까 말까....광복절이 낼모레
아버진 광복절날 돌아가셨지요..
아 그러고 보니 제삿날이 얼마남지 않았구나..
달력을 봐야 하는데..
기껏 모기한테 헌혈를 하고 들어와
땀을 씻어내고...검은색으로 머리 염색도 했지요
이슬비 내리는 이른아침에....
언니번호가 뜹니다..
어 왜...너 오늘 아버지 제삿날인데 알고 있었나..
아 오늘이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시댁일이라면 머리끝을 곤두세우듯이 기억하고 있으면서
이만큼 친정일에는 ....멀리서 보는 듯 하네요..
알았어 준비하고 내려갈께..
빛나리님한테 아들이랑 함께 오라고 전화를 하고 딸이랑
먼저 갔지요...
준비는 그리고 음식장만은 월케가 거의 다 해놨더라구요..
네살인 나의 짝궁 지섭이는 신이났습니다..
제삿상이 차려지고..지섭이는 과자을 먹고 싶은가 봅니다.
상 차려지고 남은 과자먹으라고 줬지만..
절하고 먹는거야라고 말했더니...열심히 절을 합니다..
다 차려놓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우고..
동생이 절을 하고...
근데 갑자기 전 왜 불을 끄고 싶었을까요..
나이가 많으면 노망이라고 하겠지요..
전등을 끄니까....바로 울 지섭..생일축하합니다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왜이러지...왜이러지....하면서도 웃음보가 터졌는지 웃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술한잔 올리고..그렇게 울집 아버지 제사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지요..
이젠 아버지도 옛 추억속에 분이 십니다..
벌써 먼나라로 가신지 십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으니까요...
이렇게 이렇게 또 자식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물하셨지요..
어케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일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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