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많이 아팠어
겨울방학 때였나봐
죽을 끓여 드려도 못드시고
그냥 몇날 몇일을 사랑방에 누워만 계셨어.
쬐그만 꼬맹이는 무서웠지.
엄마가 시름시름 아파서 우리들 밥도 못해주시고
눈엔 눈물만 흘리셔서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몰라 무서웠어.
동생이랑 난 방문만 들락날락 거리며
엄마 얼굴만 봤지.
그땐 병원이라곤 생각도 못했어
십여리가 넘는 읍내에나 가야 있는 약방에 가서
아버진 약을 사오셨지 ..
병명도
어떻게 아픈것도 잘 모르는데 약을 먹어본들..
아무 소용도 없었겠지..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오셔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절에 한번 가자고 하셨어
이불보따리를 싸서 이고 절에 갔지.
영춘에 있는 구인사 말이야..
우린 집에서 부터 걸어갔어.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건너고 눈이 쌓여 미끄러지기도
하며 산고개를 넘고 또 넘고 그곳에 도착하니
점심때였지.
엄마는 정말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가셨던것 같아..
기도를 하고 그곳 스님께서 일러주신 약을 먹었지.
스님께선 세가지 약을 일러주곤 해
한가진 익모초 다려 먹고
두번째는 피마주기름 먹고
세번째는 생강다려서 먹는건데 증세에 따라 개월수가 달라지지
엄마는 피마주기름 3개월먹어보라 그래서 그곳에서
피마주기름을 사서 드셨는데..정말 마음에 병이 였는지는 몰라도
서서히 병이 낫기 시작했어..
그때서 부터 엄마는 구인사 절에 열심히 다니시지..
그 이후론 나도 종교란에 기독교가 아닌 불교로 변했어
구인사는 조계종이 아니고 천태종이야
난 그래 무슨 종교든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기도일거라고...
그런거 같아.
어느 날 정말 난처한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젓되고
한가닥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
비록 스쳐가는 말일지라도
누군가가 옆에서
따뜻한 말한마디 건넨다면 그 사람에겐 구세주같은
힘이 된다는 걸 말야...
그래서 그 사람을 못 잊어 하고
평생을 살면서 생명의 은인인양 그때 그 사람으로 부터
받은 그 생명수 같은 말은 내게 도움을 많이 줬지라고
뇌이고 또 뇌이는 같아
일년에 딱 한번 난 그 절에 가지
엄마가 초파일날 나를 위한 등을 달고 오기를 기다리시니까..
난 내가 가고픈 절이 따로 있어
내게도 그렇게 은혜입었던 나를 생각해 주셨던 감사했던
스님이 계시니까..
근데 근데 말야 그 스님 지난번에도 갔는데 날 기억못하시더라..
담에 가면 날 기억하게 만들거야...스님 그때 아주 초라하게
불쌍하게 왔다가 스님께 좋은 말씀 담아간 그 보살이라고...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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