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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손이 싸늘이 식어가기 전에

*연이의 일기

by 김용자 2008. 8. 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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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손이 싸늘이 식어가기 전에..

한번씩 잡아본 그 손들은 꼭 쥐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 아무리 무거웠던 짐도

내려놓기가 싫으신 모양이십니다.

 

당신이 살아온 삶이 그리 고달펐어도

그냥 그 삶 더 살고 싶은 모양이셨나 봅니다.

 

당신이 가시는 길 편안히 가시라고 손을 잡아주고

맘속으로 편안히 가시라고

이 세상에 미련다 버리고

훨훨 새처럼 날아가시라고 주문을 외고 있었는데

내 손을 잡고선 놓지 않으려고 꼭 잡고 있었습니다.

 

꼭 쥔 그 손에 힘이 들어있었지요.

세상 보기가 다 귀찮은가 눈은 꼭 감고...

무슨 말이라고 하고픈 맘인가 손에 힘을 가하고 가하고..

 

그리곤 손을 놓으시곤 저어기 넓은 세상을 날아가신 듯 싶습니다.

 

그렇게 전 몇분과의 이별을 했습니다...다시 못 만날 영원한 이별을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래요 어떤이들은 따뜻한 봄날에 태어나 창창한 여름날을 보내고

알록달록하게 물든 가을날을 보내고...하얀눈이 내리는 날 ......나를 놓기도 하고

 

어떤이들은 따뜻한 봄날조차도 다 보내지 못하는가 하면

또 어떤이들은 봄날을 가을처럼 보내고 하얀겨울이 오는날 나를 내려놓기도 하지요.

 

우린 지금 이렇게 탄탄대로인 길을 서슴없이 당차게 잘 달려가고

힘들면 나무아래서 쉬었다가도 가기도 하는...하얀눈이 오는 겨울은 아직도 저어기

멀리에 있는 듯 싶기도 한데요..

 

마지막 그날이 와도

난 아무련 미련없이 나를 내려놓을 듯 싶습니다.

내가 걸어온 나에 발자국을 돌아보며 내 발자국 발자국 마다 남겨진 그 모습이

얼마큼 제대로 걸었나를 회상하면서 그래도....

그래도.....잘 살아냈어....라며 하얀나라를 훨훨 날아갈듯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전 오늘도 하늘을 우러러 정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낼려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분 또 한분 그 분들이 따뜻했던 그 손을 꼭 잡아드릴때 마다


전 성숙한 여인네로 변해간다는 것도 ....

 

얼마전에 잡아드렸던 그 따스했던 할아버지의 손도 이젠 싸늘이 식었습니다.

꼭 잡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던 그 할아버지도..

이 세상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보단 그냥 더 짊어지고 싶어하셨는데..

 

날아가소서...훨 훨....하얀세상에서...하얀꿈꾸며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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