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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승무"

내가 읽은 시와 명언들

by 김용자 2022. 4. 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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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시달려도 번뇌느ㅡ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대에 황촉 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하늘 한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듯 두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여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걹한 합장인양 하고

 

이밤사 귀또라미 짓[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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