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가 노래하는 아침입니다.
엄니는 밥상을 들어오고 아침 일찍 분주한 모습이 보입니다.
책가방에 책을 넣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지요.
오늘은 심배나무골 콩밭에 밭매러 갈러한단다..
학교 다녀와서 점심밥 챙겨 먹고........
엄니는 그리 당부를 하고 아부진 지게를 지고
큰 노란 주전자를 들고 나서고...
학교에 다녀온 꼬맹이는 그날도 까만 중간가마솥에 들어있는
밥 한 그릇을 뜨고 찬물에 말아 마늘장아찌랑 함께 점심을 먹습니다.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먹는 그 밥맛은 정말 꿀맛입니다.
아무래도 엄니가 있는 곳에 가봐야 할 듯싶습니다 작은 가슴에...
엄니가 있는 심배나무골 밭은 만 마지기 골을 지나 산속으로 가야 합니다..
굽이굽이 작은 길을 따라가는 길엔 꼬맹이가 좋아하는 먹거리가 있습니다.
찔레나무가 찔레꽃이 필 때면 중년이 된 여인네는 또 꿈을 꿉니다... 그때... 꼬맹이였을 때를 말이지요...
사람들이 다니는 밭길은 겨우 한 사람이 밟을 만큼이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밭마다 각 집에서 심어놓은 다 다른 곡식들이 있고 비슷한 것도 있고 똑같은 것도 있습니다.
엄니를 보러 가는 길.... 심배나무골.... 밭 우리 밭엔 콩이 많이 커있을 것 같습니다.
찔레덩굴이 많이 들어져 있습니다.
저렇게 하얀 꽃들이 피어있고... 땅속에서... 새로 올라온 찔레를
똑 꺾어 먹습니다..
약간 뜰뜨름한 맛이 입안에 퍼지고 그 고유한 찔레맛은 꼬맹이의 입맛에 짝 달라붙습니다..
멀리 엄니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꼬불꼬불 산길은 작은 돌멩이도 큰 돌멩이도 많이 박혀있습니다.
"엄마.... 엄마....".
"네가 어서 와 물먹어라"
엄니는 산속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한 줌 받아먹으라고 하십니다.
"쬐만 밭도 다 메가고... 산딸기... 따라가자"
꼬맹이는 신바람이 났습니다.
쭐래쭐래 엄니 꽁지를 따라 올라가 보니 산딸기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큰 노란 주전자엔 금세 빨 알간 산딸기로 가득 차고 입가엔 산딸기 물이 들기 시작합니다.
노란 주전자 속에 가득 들어 있던 그 산딸기를...... 보고 싶어 집니다....... 보고 싶어 집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지네요
아직도 그 자리에 그곳에 산딸기가 있으려나......
울 아버지가 하루에도 서너 번 다니시던 그 밭길 작은 오솔길이 남아있을거나 싶은....
이렇게 산딸기 꽃이 피고 찔레나무 꽃이 필 때면 이 여인네는 그때의 그날을
회상하며 행복에 젖어봅니다....
무척이나 그리워지는 나의 지주였던 울 아버지가 가슴 저리도록 보고 싶어 지는 날입니다.
이력서에 쓴 막지막 시
진지한 표정을 짓고
마주 앉은 딸과 어머니
비밀 약속 맺고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
환한 웃음 전해오네
흘러간
긴 시간들
비밀약속이 버팀목 되어
한 줄 덧 붙여 쓰인
마지막 줄이 된 대학 졸업
고등학교 보내주면
송아지 두 마리 사 드리겠다던
약속은 비밀 속에 갇혀
속으로만 꺼내보다
시 한 편 크리스털 속에 넣어
어머니 영혼 앞에 놓아 드리며
퉁치자 엄마 고마워
메아리 되어 돌아오는 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