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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평생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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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4. 1. 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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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지게

 

마당 한 끝에 자리 잡고

서 있던 아버지의 친구

 

높은 산을 함께 오르고

깊은 골짜기가 있는

밭에도 늘 함께 가고

십여 리가 넘는 시장구경도 함께 가지

 

늘 그 친구를 어루만졌어

어디가 아프면 치료해 주고

새것으로 바꿔주기도 했지

 

어깨에 숨어있는 무게

삶에 짓눌린 당신의 멍자국들

전부를 알고 있어서 인지

어느 날 인가부터

앞을 지나치면서도 눈길도 주지 않았지

 

한 끝에 앉아있던 친구는

먼지가 쌓이고 천덕꾸러기가 되었어

앞을 지나치던 아버지 발에 턱 걸려

함께 넘어졌지

아버지는 말했어

미안하네 이만 헤어져야겠어

그동안 고마웠네

 

홀로 남은 아버지의 평생친구인

지게는 한편에서 함께 늙어가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