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학교 동창회 하던 날
(건배사 이야기)
한바탕 쓰나미가 몰려왔다 밀려갔다.
동그란 탁자에 둘러앉은 친구들은 소주잔을 들었다 났다
얼굴은 볼그레 해 진 친구들은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밤에 장미꽃들이 강당에 여기저기 피어올라 한 컷 향을 품기고 있다.
까까머리 하얀 칼라를 입고 십 여리가 넘는 거리를 고개를 넘고
산을 넘어 모여들던 중학교는 다섯 개의 초등학교에서 모여 중학교 교육을 받았다.
교무실 서무실을 중심에 두고 동서로 갈라져 철저한 남녀공학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선생님들의 이야기는 장미향을 품은 아이들은
지독한 가시가 달린 아카시 향을 한껏 내뿜어 대고 있다.
웃음소리는 벌써 전에 천장을 뚫고 솔솔 나간다. 갑자기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
“노새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 나니”
“자 술잔들 들고 일어나”
동그란 탁자에 앉았던 열 댓 명의 친구들은 술잔을 채우기 시작 한다
“자 친구들아 오늘은 우리 환갑 잔칫날 지금부터 우리는 최고다
우리들 인생의 최고의 날 최고다 ”덕수 건배사로 시작한다.
“최고다” 친구들 모두 한 목소리다
한 녀석이 또 제의를 한다.
“모두 일어나” 아무 이유 없이 일어서는 친구들 동렬이다.
“오늘서부터 새로 태어난 것이다 자 내가 말하면 응애다”
“응애” 술잔을 들고 응애라고 말하는 60년이나 살아온 친구들의 응애 소리에
한바탕 웃음소리 천장을 뚫어 별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한참을 웃고 떠들다 또 일어나들 전 회장 이였던 권이가 한마디 건배사를 한단다
“자 친구들 우리들의 아름답고 건강한 청춘을 위하여”
“위하여” 얼굴들은 점점 거나하게 되어간다
“야들아 우리 노래 부를까 노세 노세 젊어서 늙어지면 못 노나니
십일홍이야 달도차면 못 노나니라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용자는 연신 깔깔깔 대고 있다 덩달아 같이 웃는 친구들 얼굴은 활짝 핀 꽃들이다.
어떤이가 말했지 사람꽃이 제일 예쁘다고 정말 예쁘다.
앉기도 전에 학도의 건배사가 시작된다. 술을 정도껏 따라놓고
“열심히 쓰고 세우자란다 근데 뭘 세우자고 했지 그래 좋아 세우자”
“세우자” 아직도 뭘 세우자고 했는지 생각이 잘 안 난다.
“우리 항상 건강하고 잘 놀자 건강을 위하여” 복순이의 건배사에 따라장이 가 된 친구들 “위하여”
하하하 깔깔깔 웃음소리는 강당을 퍼져 산마루에 닿아 다시 내려온다.
일어나들 오오 춘성이가 일어서서 건배사를 한다고
이젠 완전모드가 되어 벌떡 일어서서 술잔을 든다
“세상은 멋지게 우리는 만수무강하자”
“만수무강” 다들 한마디 씩 한다 그래 그래야지 건강이 최고다라고
또 일어나봐라 호섭이가 한다
호섭이는 반장이라 뭐라고 했는데 생각이 안난다. 분명히 누구를 때렸다고 했는데
혹 호섭이 한테 맞은 친구 아래 댓글 철저히 달아놓아라.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연재가 와서 일어나라고 건배사 한마디 한다고
이젠 자동적으로 친구들은 일어난다 빈 잔이든 든 잔이든 재미있다.
연재가 한 앞말은 흐릿한데 ‘만인의 각시를 위하여“라고 한 것 같아
우리들도 “위하여”라고 했다.
적당히 내 핸 폰에 적어왔는데 아무래도 나도 술에 넘어갔나 보다
생각이 잘 안나니 말이지..그렇다고 내가 알콜성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니니 친들 걱정 안 해도 된단다.
밤은 깊어가고 별들도 잠자려 집으로 들어갔다.
한 친구 한 친구들의 건배사는 서로가 서로를 챙기고 싶고 걱정하고 싶은 아름다운 정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시골에서 자란 시골의 정이다.
우리 엄마 아버지가 동네 사람들과 항상 나누며 살아오신 그 이웃 정을 보고 자란 우리들의 성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늘 그렇게 예쁘게 살아가자 사회가 너무 각박하고 정이 없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어도 우리들의 우정 변함없이 아프지 말고 아파도 덜 아프고 어느 날 갑자기 외롭고 누군가와 마구마구 수다 떨고 싶을 때 문득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 질 때 서슴없이 망설임 없이 번호 눌러 웃고 별 이야기 아니지만 그냥 안부라도 물어 볼 수 있는 변함없고 허물없는 그런 친구가 되길 바래본다
이번에는 김용자가 건배사를 합니다
‘청춘은 지금부터 더 좋은 날은 지금부터’
합창 “지금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