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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그리고 하늘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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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3. 9. 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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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꼽를 불쑥 내밀고 있다. 여인네들 나뭇가지 위로 손이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하나 따질 못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은 놀이공원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ㆀㅇ 화가의 그림을 보러 왔다.

  주차장을 꽉 매우고 즐비하게 늘어선 차들 그 틈을 뚫고 미술관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대학생증을 썼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아닌 오늘은 학우 ㆀㅇ 이다. 시간적으로 근처에서 두부전골을 먹고 빙글빙글 돌다 잘 잧았다. 학생증을 보여주고 통과 미술관 앞에 차를 세우고 해설사와 약속한 시간적 여유가 있어 공원을 산책하다 발견한 배나무에는 배가 주렁주렁 달렸다. 발 빠른 벌들은 저마다 하나씩 맡겨놓은 듯 먹고 있다.

  잔디위에 떨어진 배를 주워 먹어봤는데 맛이 들었다. 달고 새콤하고 자꾸만 눈이 나무에게로 간다. 주위를 둘러보니 눈들은 수십개가 있긴 하나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다들 우리들만 쳐다보는 것 같아 따먹고 싶은 맘은 간절한데 하나 따지는 못했다.

  그림을 보러 전시관에 들어갔다. 숨이 막힐만큼 멋진 작품들, 심장이 벌렁인다. 1930년대 작품이라고 하는데도 색감이 너무나 좋았다. 은은하고 일상적인 작품 같으면서 특이한 하늘과 땅이라는 작품은 나의 뇌를 정지시켰다. 수화 김환기(1913~1974)는 1970년부터 작고하기 전까지 4~5년 간 전면점화

그리고 머릿속에 들어있는 여전히 배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다시 배가 있는 곳으로 간다. 다시 용기를 내어 배 서리를 시작한다. 서너개를 따서 가방속에 넣었다. 게중에는 벌이 먼저 먹은 것이 절반이다. 며칠지나면 그것도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 뻔하긴 한데 그림을 보며 벌렁이던 그 심장과 배를 따면서 벌렁이는 심장의 차이는 서리라는 것을 해 본 사람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돌담장으로 올라가는 담쟁이와 돌단풍이 나란히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아니 어쩌면 치열한 경쟁속을 뚜ퟖ고 서로 앞으로 먼저 갈려 경쟁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식물들의 세계 어쩌면 전자가 자연의 세계가 될것이고 후자는 인간이 만들어 내는 세계가 되기도 하겠지

  돌 의자에 앉아서 먹기 시작한다. 맛나다 얼굴에는 모두 사춘기 소녀들처럼 장난기가 보인다. 웃기 시작한다. 그녀들의 웃음소리는 미술관을 흔든다. 다행이도 우리들의 행위는 cctv에 걸려들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