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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을 노래하다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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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3. 9. 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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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을 노래하다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의  시를 읽으며 짚으로 엮은 생가를 생각합니다.  앞 뜨락에는  모란이 활짝피고 뒤곁에는 오래된 동백나무는 붉은 꽃을 붙들기도 하고 내려놓기도 한 정겨운 곳이다.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김영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도처오르는 아침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한 세기를 돌려놓고 

                       (그대를 만나다)

                                     김용자

  

시계를 돌려봅니다.

한 세기를 돌려놓고

두리번 거립니다

 

찾는 그는 보이질 않습니다

대청마루 안으로 살짝 엿보아도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네요

 

안채로 들어갑니다

뒤꼍으로 돌아가니

찾는 그는 동백나무 아래

다소곳이 앉아 책을 보고 있습니다

눈길 한번 안주고 꼿꼿이 앉아있네요

 

동백꽃은 떨어져 그를 바라보고

그는 떨어진 꽃들을 보다가

반드르 윤기나는 잎새를 유심히 봅니다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그의 시를 읽고 돌아옵니다

한 세기를 훌쩍 돌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