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예대전
시부분 입선했다..
바람 불어 번개 튄 날
김용자
‘번개’
세종대왕 만나러 가실 분
비상연락망을 뚫는 벨소리
세 뚜벅이가 만나
세종대왕릉 역에서 내렸다
초록물감을 풀은 놓은 듯 넓은 들판
담장 안에 곱게 익은 자두
마음을 훔치고 유혹한다.
옥수수 꽃차례 잠자리 부르고
곱게 빗은 여인의 수술들은 바람에
흩날리고 있는 대 낮
능서면 먹거리 찾아 헤매다
눈에 걸린 해장국집
기다린 듯 반기는 주인아주머니
정이 가득한 푸짐한 뚝배기 한 그릇
세종대왕님을 만났다
책 읽는 소리 뚝딱이는 망치소리
해를 품는 해시계(앙부일구)
홍수와 가뭄으로 피해를 예방한 측우기
제실 앞 공손이 인사 올리니 시원한 바람을
내어준다
왕의 숲길을 따라 걷는다
곧은 소나무들은 그들만이 지켜온 절개
뚜벅이들 이야기는 끝이 없다
앙부일구는 세종 16년(1434)에 장영실, 이천, 김조등이 만들었던 해시계로 시계판이 가마솥같이 오목하고, 이 솥이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이것은 둥근 지구 모양을 표현한 것이고 작은 크기로도 시각선, 계절선을 나타내는 효과적이다.
다행이도 해설사님이 세명이여도 해설을 해주셔서잘 몰랐던 해시계에 대해 다른 누군가를 알려줄 수 있을 만큼 확실히 배웠다
하늘과 땅
김용자
점(ㆍ)을 동그랗게 찍어 놓고 하늘이라 했다
가로획(⼀)을 긋고 땅이라 했다
하늘이 준 씨앗을 땅이 품고 있다
흙이라는 자궁 속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바람이 전해준다
땅속에 옥수수 한 알 넣었더니
씨앗을 품어 싹을 틔어 놓았다
옥수수 대궁은 곱게 자라
꽃차례에 벌떼들
빙글빙글 중매중이다
작은 색시는 하얀 수염 늘어트리고
착 달라붙어 위만 쳐다보고 있던 날
색시와 꽃차례는 저녁노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속삭이네
뭐든 다 소중한 것이지 그게 뭐든
너도 나도 우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