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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한 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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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3. 7. 1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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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한 습성

                                           김용자

 

벽에 걸린 그림은 그대로이다

어제 보던 책도 펼쳐진 채 책상위에서 뒹글고 있다

책 속에 그림이 쩍 갈라져 있다

 

생각하지 않았던 채송화 옆에

납작 엎드린 풀을 잡아챘다 반 동강이가 났다

뿌리 채 뽑아 버릴려 했던 뿌리는 땅속에 남겨졌다

 

발바닥에 티눈이 깊이 베겨 빠지지 않아

곪아버리도록  두어야 할 버리지 못하는 습성

 

얼음덩어리 넣어 물 한 컵 들이 킨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나를 부르는 노래

하늘은 어제의 맑음과 똑 같이 맑음이다

 

개미들이 줄지어 지나간 자리는 

지진이 난 것처럼 갈라져 있다

발로 쓰으윽 밀어더니 원래 그 자리이다

 

발바닥에 베긴 티눈을 빼버렸다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다

버리지 못한 습성을 과감하게 자르고

희망이란 나무를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