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동그랗게 점을 찍어놓고 하늘이라 했다
가로획을 긋고 땅이라 했다
땅속에 옥수수 씨앗하나 넣었다
흙이라는 엄마의 자궁속에서
식물들이 태어난다는 것을
바람이 전해준다
옥수수는 곱게 자란
꽃차례에 벌들이 모여들어 중매중이다
작은 색시가 파란 수술을
가지런히 늘어뜨리고
착 달라붙어 위만 바라보고 있던 날
색시가 말하네
이젠 안녕이라고 색시도 꽃차례도
저녁노을을 바라보다
둘이 입맞춰 이야기 하네
하늘이 준 씨앗을 땅이 품고 있었어
그러게 뭐든 소중한 것이지
너도 나도 우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