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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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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3. 5. 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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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오랜만에 듣는 연주곡들이 내 귓속으로

가느다란 선을 타고 들러온다

시험공부는 뒷전이다.

 

갈래머리를 딴 소녀는 점심시간에 교실청소를

당번도 아닌데 몇 명의 소녀들이랑 함께했다.

늘 그렇다.

당번인 아이들은 모두 줄행랑을 치고

답답한 아이들이 남아 청소를 하는 것이다.

점심시간에 방송 반이 들려주는 그 노래가

지금 내 귓전에서 울린다.

 

꿈 많던 소녀가 지금 다시 그 소녀가 되어

한창 공부에 열중이다.

마치 놀이 감을 물은 듯 잘 가지고 놀고 있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내가 지금 그 짝이다.

 

삶을 개척하고

다시 그 삶 위에 덤으로 얹어 놓은 지혜의 망울들

그리고 덤으로 받은 생명의 끈

이 모두가 나에게는 축복으로 다가온다.

 

마침 오늘 아침에 한 송이 붉게 핀 장미송이에

맑은 햇살이 비춰 한층 더 아름답게 곱게 보이는

꽃처럼 그렇게 인생도 피어났다

붉게 물든 저녁노을처럼 그렇게 지나갈 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