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 냥 보리밥집
마음에 이스트를 풀었더니
마구마구 부풀어 오른다
연두빛으로 물든 날
단발머리 옛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
길가로 늘어진 음식점들
소담한 시골버스 작은 정류장
정겨운 말소리에 이끌려
그리운 고향 맛집을 찾는다
닷새장 서는 한 모퉁이
허름한 삼천 냥 보리밥집
마음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
“꿀꺽 꿀꺽”
까만 가마솥이 눈물흘이며
끓여 소쿠리에 건져 놓았던
부드러운 보리쌀밥
오래전에 먹었던 엄마의
보리밥이 그 집에 있다
사랑은 보리쌀알처럼
무한한 흔적을 남기고
부풀어 오른 가슴은 잔잔한
추억 속으로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