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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 냥 보리밥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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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3. 3. 3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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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 냥 보리밥집

 

마음에 이스트를 풀었더니

마구마구 부풀어 오른다

연두빛으로 물든 날

단발머리 옛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

 

길가로 늘어진 음식점들

소담한 시골버스 작은 정류장

정겨운 말소리에 이끌려

그리운 고향 맛집을 찾는다

 

닷새장 서는 한 모퉁이

허름한 삼천 냥 보리밥집

마음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

 

꿀꺽 꿀꺽

 

까만 가마솥이 눈물흘이며

끓여 소쿠리에 건져 놓았던

부드러운 보리쌀밥

오래전에 먹었던 엄마의

보리밥이 그 집에 있다

 

사랑은 보리쌀알처럼

무한한 흔적을 남기고

부풀어 오른 가슴은 잔잔한

추억 속으로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