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삼천 냥 보리밥집
김용자
마음에 이스트를 풀었다
부풀어 오르는 가슴안고
그곳을 향해 달려간다
가리비 입처럼
헤벌쭉해져 다물지 못하고
창밖을 향한 눈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
알록달록한 지붕들 흙 담장
문어 다리처럼 뻗은 골목길
활짝 열린 대문 안
강아지가 꼬리를 흔든다
길가에 늘어선 음식점들
시골 버스 정류장
닷새장터 한 귀퉁이
허름한 삼천 냥 보리밥집
오래전에 먹었던 엄마의 손맛
보리밥이 그 집에 있다
(청남대 근처 문의면 보리밥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