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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보내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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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2. 12. 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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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보내는 오늘

색 바랜 잎새들은 
이리 저리로 뒹굴다가
막다른 담장 아래 멈추었다

휘몰아치던 바람은 떠나고
햇살이 온 세포에 스며든다
발아래 사마귀 한 마리
서로를 갉아먹는 슬픈 사랑을 끝내고 
모태를 그리워하다 눈을 감는다
긴 숨을 내쉬고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어느 철학자가 말했던가?
가을은 비극이라고
빛바랜 은은한 가을빛은
황혼의 노련한 아름다움
낙엽 위에 선명하게 그어진
그들의 혈관 자국은
이어졌다 끊어졌다
지나온 삶의 뒷자락

허허허 
가을을 보내는 오늘
쓸쓸한 고독이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