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당의 수다 소리
어린 왕자가 좋아하던
장미는 어린 왕자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이 말을 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야."라고
비를 좋아하는 옥잠화가 이사를 왔지
아름다운 옷을 두른 옥잠화를 못 본 척
해님은 심술을 부리니
바람은 안타까워 저 멀리 데려가고
하늬바람에 흔들거리는
마당 가득 핀 구절초들은
방글방글 웃으며
살그머니 태클을 건다
팔을 잡아당기고
다리를 붙잡고 늘어진다
그들의 수다는
밤이 깊은 줄도 모른 체
웃음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진다.
은빛 달님도 초롱초롱 별들도
함께 내려와 잔치를 벌인다.
어린 왕자는 다시 돌아왔을까?
슬그머니 고개 내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