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여움보다는 배려가 어떻겠습니까?
오늘은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포천 이동 갈비를 먹으러 갔습니다.
갈비를 맛나게 드시고 산정호수에 가 사진도 찍고 보트도 탔지요. 그중에 한 어르신이 약속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안 오셔 찾아 나섰습니다.
96세 되신 어르신은 산정호수 둘레길을 혼자서 다 걷고 나오시고 계셨지요. 다들 걱정을 하는데 저는 어르신을 만난 그 기분으로 최고라고 하고 그냥 천천히 버스 쪽으로 갔더니 다른 어르신은 화를 내고 계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내게 말하십니다. 내가 다시는 이곳을 못 올 것 같아서 둘레길를 애써 돌으셨다고 전화라도 받으시지 했더니 어르신 전화받으면 더 늦을까라고 하십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지요. 아무 말도 못 잊고 엄지 척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생각합니다.
30명의 15분을 생각하면 긴 시간이지만 내 십오 분을 그 어르신을 위해 나눠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함께 놀려왔는데 얼굴 붉히지 않고 야단을 치는 것보다 격려를 하는 것이 훈훈하지 않을까
화를 내신 어르신 또한 마땅히 낼 수도 있습니다. 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느냐고 하셨는데 그분 말씀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그리 각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중에서 젤로 연장자이신 어르신의 마음을 헤아려 얼마나 힘들었냐고 대단하시다고 화보다는 격려를 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삶의 미덕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또 생각합니다.
그럼 나는 살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을까
그리 완벽하리 만큼 살아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완벽해도 본인이 모르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전자의 화내신 어르신의 잘못은 아니어도 화를 냄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필요치 않은 위압감을 안겨주므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신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그냥 그런 상황에선 하하 웃으며 지나칠수록 있으니 말입니다. 촉각을 다투는 일이었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요
너무 각박한 세상을 만들지 말고 여유 있는 웃음이 넘쳐나는 세상을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