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에 아이스커피 한잔을 놓고
나름 우아한 점심이라며 탁자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는다.
여자는 어딘가 모자라는 듯 혼자 웃고 있다.
맞은편에는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녀석이 후루룩후루룩
컵라면을 비우고 있다.
미금역 까치마을 먹거리촌
삼삼오오 식당을 찾아 들어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 전해진다.
간간이 지나가는 사람들
뒷짐 지고 가시는 할아버지
손주 손 잡고 가는 할머니
슬리퍼 질질 끌고 가는 총각
목소리 큰 아저씨들
뽑기를 하겠다고 조르는 서너 살 손자 등쌀에 못 이겨
동전 바꾸고 가는 할머니 녀석 신바람 났다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할머니는 시장바구니 속에 든 오징어가 상할까 큰
걱정에도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초콜릿을 팔아달라는 어르신 한쪽 팔이 마비가 오셨나 보다
내겐 현금이 없다
분주한 사람들 속에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가롭게 스케치하고 있다
멀리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어느 한 생명이 위독한가 보다
이 여유 오랜만에 혼자 즐기는 자유다
자유는
아 배부르다 그리고 졸린다
참새 새끼 한 마리 날아와 먹이를 찾는다
교실 안
조용한 적막이 흐른다
저마다 준비한 시험 준비 또 보고 또보고
가방에 눌러 담은 책들을 꺼내 조용히 보는데
한 아저씨 너무 킁킁댄다
세 과목 보는 이들 어찌하랴
집중이 될까 걱정이다
자유란 진정한 자유란 지적 긴장이다
sapientia, quae sola libertas est.- 지혜, 그 유일한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