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랑 광주시장에 가면서
버스 안에서 잠깐 생각에 잠겼다.
차는 있어도 둘인 운전하기가 싫으니
버스가 편해 하면서 둘이 나란히 앉아서 가는데
그래 예전에 엄마들은 이런 말씀을 참 잘하셨다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워 길레라고
난 엄마 아버지한테 그런 말씀을 들은 적은 없지만
그리 말하시는 어르신들의 말소리가 퍼뜩 내 뇌리로 스쳐갔다
하긴 울 시골에서 아들이면 좀 깨친 분들이라면
논 한 마지기 밭 한 떼기 팔아서 대학 보내고 했을 때이니
그런 말씀이 나올 듯도 하다.
근데 내가 나의 사랑하는 부모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내가 내 보물들의 부모이고 보니
뭐든 자식들이 바라는 건 다 해 주고 싶고
나중에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닌 무조건적인 그런 헌신적인 사랑이 인걸
흔히 말하는 자식이 아프면 내가 대신 아픈 것이 부모이고
자식이 아파하면 부모는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남아도 애처로워하는.. 그런 사랑
내 부모가 그리 나를 사랑한 것처럼 나도 내 새끼들을 그리 사랑한다.
요즘은 내가 잘하는 말이 있다
이젠 내가 보호자가 아닌 자식들이 보호자라고..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시대에 따라가기보단
난 그런 지금 이 시대에서 그대로 멈춰라 하고 멈췄으면 하는데
점점 변해가는 세상에 자식들은 잘 따라가고 있고....
딸은 짐 보따리를 다 들려한다
나눠들자 엄마가 더 무거운 거 들고 갈게
아니 엄마 내가 들게....라고
그리곤 둘이 얼굴 마주 보고 씨 이익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