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가 다 끝나고 나면
엄마는 오늘 뭐 맛난 거 해 줄까 하시며
며칠 전에 만들어 놓으신 두부를 보며
만두나 해 먹을까 하시더니
항아리 속에서 잘 익은 배추 몇 포기 땅속에 묻어두었던 무도 서너 개
그리고 잘 다지기 시작하신다.
하얀 점을 내 다리며 얼굴에 가득 찍어준 그 반쪽인 숟가락으로
무를 쓰으윽 긁더니 함께 버무리곤
홍두깨로 피를 밀어 주전자 뚜껑으로 동그랗게 찍어내시더니
동그란 상위로 반달 모양의 만두가 일렬로 나란히 나란히 줄을 서기 시작한다
그날은 잔칫날이다
그리 맛난 만두는 일 년에 겨울에서야 맛볼 수 있으니 지금 내겐
신나는 날이었다
반죽으로 엄마가 만들어 보라는 말씀에 조물딱 조물닥 반죽 놀이를 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엄마표 김치만두
어제 카톡에 친구가 올린 저 만두를 보고
서로에 이야기에 청주 사는 친구가 아들 군대 가기 전에 엄마표 만두가 먹고 싶다 해
김치 익으면 담달엔 꼭 해 줘야 한다고 해
맞다 엄마표 만두 내가 만일 만두공장을 한다면 엄마표 만두라 상호를 짓고 수제
만두를.... 해 봐도 되겠다고... 하다가
포항 사는 한 녀석이 엄마를 들먹여
이젠 엄마표 만두는 못 먹네 그 엄마가 안 계셔서...
우리가 엄마이니 이젠 우리가 만드는 그 만두가 엄마표네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