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양식도 거의 끝나고
아주 평범한 시골 아지매의 자유 여유가 왔는데도
막상 쉬려니 뭔가 허전하고
장독대 항아리도 다 닦고
싱크대 아래도 구석구석 그간 손이 닿지 않았던 곳들도
다 깨끗이 닦아내고 나니 내 맘 아주 홀가분하다
엄마가 젤로 내게 남기고간 무소유를 그 가르침을
아주 철저히 이행해 가고 있는 것일까
너무나 소중한 걸 울 엄만 내게 가르쳐 주셨다
당신이 마지막 가는 길에
맘 청소를 하러 어디 템플 스테이라도 떠나고픈 간절하지만
그냥 집에서 열심히 닦아 보리라 다짐하고
어젠 친구들한테 그간 말렸던 고추부각 호박고지 감등 등 해서
한 박스씩 해서 보내고
하긴 그동안 미쳐 알지 못했을 수도 있는 친구의 소중함에
보답하고 싶은 것도 있고 해서
근데 택배 주소를 쓰는데 팔이 아파서 이젠 펜 글씨도 열심히 써 봐야겠다는
맘으로.. 노트도 가계부도 삼성 코디 여사님께서 주셔서 잘 써봐야지
요즘 왜 인지 글이 매끄럽지가 않고 버벅대는것 같아
이렇게 자판으로 쓸수 있음에 감사하며 자주자주 써야 할 것
왜 이리 욕심을 과하게 내가 부리는지
방통대 갈려니 기간이 너무 길어 했더니 아들 녀석 그럼 이년만 다녀봐라고
용기가 급 나질 않아 그냥 웃음치료사나 배워서 내 주위 사람들한테
행복바이러스 어때 했더니 .....
머릿속에 스멀스멀 들어오는 생각은 참 많은데
아직 아무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 잘 알 생각 해서 해야 하는데
벌써 가을은 저만치 물러나고 겨울이다 살얼음이 아침엔 장독대 항아리
뚜껑 위에 동그랗게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