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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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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20. 11. 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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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힘이 안 나서

그냥 자꾸만 움직였다 설렁설렁거리기도 하고

옷을 다 꺼내 세탁도 하고

어지간한 이불은 다 세탁기에 넣어 빨기도 하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전화를 했을 때

엄마 뭐해했더니 이불 빨래한다 하시던..

 

나도 엄마처럼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다.

집안일이란 끝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아들방 딸방 모두 다

먼지란 먼지는 다 털어내고 그간 정리 못했던 옷들도 다 헌 옷으로

고물상 아저씨 드렸더니 세숫비누 한 장을 내민다

아니여요 아저씨 쓰세요 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주방에도 필요하지 않은 것 아니

잘 쓰지 않는 것은 다 내놓았더니 다른 고물상 아저씨가 오셔서

이것도 가져가시나요 했더니 가져가시면서 하시는 말 제가 돈을 쳐서

줘야 하는데라고 미안해하시는 것 같아

아니여요 아저씨 이리 가져 가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라고

 

어쩌면 우린 어느 날 갑자기 한 곳이 텅 빈 것처럼 느낄 때

그 맘을 뭔가라고도 채우려 한다

 

엄마한테 다녀오면서

내 맘에 걸렸던 것은 엄마가 회사 있을 때 전화 오면 엄마 내가 바쁘니까

이따가 전화할게 하고 그러면 엄마는 서둘러 끊고

그리곤 난 잊어버려 전화를 못 드렸을 때가 다수였다

하루 종일 기다렸을 울 엄마

그래도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나 잠깐 가서 뵙고는 왔지만

내 맘에 영 걸리는 한 부분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래 핑계가 맞다

그래 오래 길어야 십분... 24시간 중에 엄마한테 십 분을 줄 수 없는 그리 바쁜 건

아니니까... 관심이지

그만큼 무관심이었겠지

 

며칠 뒤면 조카 녀석이 임실로 훈련받으러 간다

울 엄마 아버지한테 가서 인사를 드리고... 아직도 울 엄마 아버진 나에 우상이니까

엄마 아버지 손자 녀석 잘 돌봐줘야 해라고...

 

내 맘을 이젠 뭐로 채워야 할까..

하얀눈 내리는 날 난 ..

 

바다에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단

바위가 있어 저어리 철썩 철썩 부딪치는 소리가 나도 나는 그것이 더 좋았다

내가 변해가고 있는 거야

 

그제 티브 새로사서  셋트박스를 바꾸는데 어제 삼성 배달기사가 저 선은 그냥

두고 가라 하세요 비싼거예요 라고해

잘 보고 있다가 놓쳤는데 그기사 그 선줄 챙기느라 손놀림이 엄청 ,,,,,,

참 세상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얼마전에 오포물류에서 쌀 한포대씩 원주민들한테 미안해 하는 맘으로 돌렸는데

내가 한집에 원주민이 있어 갔다 드렸더니

식당하는 사람이 달라해 안돼요 주소가 여기로 되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해 안돼요라고

또 이야기 했는데 여기서 살고 있다고...

그리 거짓말치고 받고 싶은건지 내 앞으로 나온거 주고....

 

그리곤 난 신랑한테 말했다

여유가 없나봐 그래서 난 당신한테 무지 고마워 그리 비굴하게 살지 않아도 되니 말이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