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힘이 안 나서
그냥 자꾸만 움직였다 설렁설렁거리기도 하고
옷을 다 꺼내 세탁도 하고
어지간한 이불은 다 세탁기에 넣어 빨기도 하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전화를 했을 때
엄마 뭐해했더니 이불 빨래한다 하시던..
나도 엄마처럼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다.
집안일이란 끝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아들방 딸방 모두 다
먼지란 먼지는 다 털어내고 그간 정리 못했던 옷들도 다 헌 옷으로
고물상 아저씨 드렸더니 세숫비누 한 장을 내민다
아니여요 아저씨 쓰세요 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주방에도 필요하지 않은 것 아니
잘 쓰지 않는 것은 다 내놓았더니 다른 고물상 아저씨가 오셔서
이것도 가져가시나요 했더니 가져가시면서 하시는 말 제가 돈을 쳐서
줘야 하는데라고 미안해하시는 것 같아
아니여요 아저씨 이리 가져 가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라고
어쩌면 우린 어느 날 갑자기 한 곳이 텅 빈 것처럼 느낄 때
그 맘을 뭔가라고도 채우려 한다
엄마한테 다녀오면서
내 맘에 걸렸던 것은 엄마가 회사 있을 때 전화 오면 엄마 내가 바쁘니까
이따가 전화할게 하고 그러면 엄마는 서둘러 끊고
그리곤 난 잊어버려 전화를 못 드렸을 때가 다수였다
하루 종일 기다렸을 울 엄마
그래도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나 잠깐 가서 뵙고는 왔지만
내 맘에 영 걸리는 한 부분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래 핑계가 맞다
그래 오래 길어야 십분... 24시간 중에 엄마한테 십 분을 줄 수 없는 그리 바쁜 건
아니니까... 관심이지
그만큼 무관심이었겠지
며칠 뒤면 조카 녀석이 임실로 훈련받으러 간다
울 엄마 아버지한테 가서 인사를 드리고... 아직도 울 엄마 아버진 나에 우상이니까
엄마 아버지 손자 녀석 잘 돌봐줘야 해라고...
내 맘을 이젠 뭐로 채워야 할까..
하얀눈 내리는 날 난 ..
바다에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단
바위가 있어 저어리 철썩 철썩 부딪치는 소리가 나도 나는 그것이 더 좋았다
내가 변해가고 있는 거야
그제 티브 새로사서 셋트박스를 바꾸는데 어제 삼성 배달기사가 저 선은 그냥
두고 가라 하세요 비싼거예요 라고해
잘 보고 있다가 놓쳤는데 그기사 그 선줄 챙기느라 손놀림이 엄청 ,,,,,,
참 세상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얼마전에 오포물류에서 쌀 한포대씩 원주민들한테 미안해 하는 맘으로 돌렸는데
내가 한집에 원주민이 있어 갔다 드렸더니
식당하는 사람이 달라해 안돼요 주소가 여기로 되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해 안돼요라고
또 이야기 했는데 여기서 살고 있다고...
그리 거짓말치고 받고 싶은건지 내 앞으로 나온거 주고....
그리곤 난 신랑한테 말했다
여유가 없나봐 그래서 난 당신한테 무지 고마워 그리 비굴하게 살지 않아도 되니 말이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