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식 하던 날
아무 준비 없어 그냥 하늘을 바라보는 데
저 어리 멋진 장면을 연출해 내가 전문 사진작가라면
더 멋지게 찍어줬을 텐데라고
내 눈에 가득 담겨 있느니
그 보다 보배스러운 일이 더 있을까
오늘 엄마 배줄이 빠졌다고 병원에 다녀와야 한다고
동생이 부탁해 형부랑 언니랑 조카랑 이참에 그간 못 본 거
봐야 할 것 같아 우르르 ㅎㅎ
그래도 볼일들이 있어 엄마 동생한테 영상통화 보여드리고
그리곤 다시 돌아왔는데
여전한 엄마 모습 보니 왜 그리 좋은지
내일은 가 억지 부러서라도 보고 와야지
하며 요양원 요양병원은 각별히
또 진짜 내일은 가서 억지 부릴 거야 라고 다짐하면
오포 요양원에서 라고
그래서 여즉 못 가다...
참 엄마가 어려서 말씀 하시 던 일식 하는 날이면
바다 물개가 해를 삼켰다가 다시 뜨거워서 뱉는 거라고 하셨는데
오늘 그걸 못 물어봤네
엄마도 기억이 나질 안겠지
어제는 비구 법정스님 다비식 장면을 보면서 한바탕 눈물바람을 짓고
난 왜 그리 법정스님이 울 아버지만큼이나 그립다
어린왕자가 사는 별나라에서 둘이 나란히 앉자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해가지는 모습을 볼려 의자를 서로 돌려앉고
계시겠지
다시 스님이 계시던 그곳에 가면 반갑다고 풍경소리 들려주시고
돌아설때 잘가라고 풍경소리 내주시겠지 대나무 춤추는 소리 듣고 가라고 바람도
주실려나 가을에 그리운 님 찾아 한번 다녀와야 겠다
다비식이 끝나고 마지막 장면에 하신 말씀이 가슴에 쏙오옥 들어온다
새로 돋아나는 꽃과 잎들이 지향하는 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