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향기/ 나연
어디선가 매혹적인 향기가 나
왔다 갔다 하기를 서너 번
딸 방 창 앞이라 딸방에서 나는 거지
그리도 의심 스러 또 서너 번
노란 백합 앞에서
빨 알 간 장미 옆에서도
숨박꼭질 놀이을 한참하다가
드디어 잡았다 머루 꽃이라네
아버지가 가을이면 한아름
지게에 지고 내려오셨던 그 머루를
봄에서부터 그 향기에 취해
힘든 줄도 모르시고 커가서
익어가는 모습을
사뭇 흐뭇하게 지켜보셔겠지.
딸 아들 나와봐라 이 꽃 향기 좀 맡아보렴
난 또 기다리겠지
아버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