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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젤로 맛난 아침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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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19. 11. 2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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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안개속으로 커다란 불빛이 보인다

야들아 저기 불났나봐 봐라

차를 세우고 바라다보니 일찍 일어난 농부님들

밭에 거부쟁이 태우고 있나보다.


그리 안개속을 달려간 내고향 범바위골 글구 골말

입구는 기억이 나는데 살짝 헷갈림 아니 이 길은 아닌데

친구가 다시 길을 찾아내

맞다 이 길이 맞네

그냥 걸어 들어가 보자며  들어가니

동네놀이터였던 작은 무덤이 나타나고

그래 우리 여기서 오르락 내리락 하며 많이 놀았는데

나중엔 주인이 철조망을 쳐서 못놀았지

정님이네 집도 창석이네 집도 일수오빠네 집도 없어지고

청수오빠네 집엔 아직도 청수오빠가 살고 계시다는데..

내가 서울에 있다 시골내려가면 청수오빠네 어머니가 달려오곤 하셨지..

울집은 엄마가 이곳으로 올라오시면서 없어진지는 오래고

기와집은 아직 형체는 남아 있던데 그집 사연도 참 많지..


이집 저집 빛바랜 내 기억속엔

단발머리 꼬맹이가 빨간운동화를 신고 폴짝폴짝 뛰고 있다

가리산대장이였던 울 아버지가 산에서 지게지고 내려오실것 같고

엄마가 용희야 하며 부르시는

언니가 뾰족구두신고 나올것만 같은

아장아장 울 동생이 고추 다 내놓고 누나하고 부를것 같은...

희미한 추억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때..


할머니 한분이 나오셨다

이곳으로 이사온지 꽤 되셨다며 아들이 채소를 직접기른거 아님 안먹는다며

작은 텃밭농사를 하신다며 이런말씀 저런말씀을 하신다

너무 일찍와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어르신 내가 아침밥해 줄테니 먹고갈려냐고..

사실 난 얌체불구 하고 먹고싶었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젤로 맛난 아침을 먹은거다

어르신의 정성과 사랑과 정으로 가득찬 그 밥상을 난 받은거니까


내 고향 그리고 정  아직도 그 어르신의 사랑에 허우젓댄다

나도 그런 사랑 베풀고 살수 있을까..

처음본 사람한테 그런 느낌을 줄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사랑을...

너무 각박한 세상에서..


난 이 세상에서 젤로 멋진 아름다운 밥상을 받았다 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