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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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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18. 9. 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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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 마르기 시작했다

파아란 고추가 햇님이 사랑을 마구마구 퍼주니

빨알간 고추가 주렁주렁 달려

나를 애초로이 보고 있으니 안 딸수가 없어

언능 따서 처음 딴건 그냥 바로 햇님곁에 두었더니 검게 타 버리고

두번째 딴거 또 실수는 없어야지 하며 그늘에 며칠을 두었다가

말렸더니 저어리 예쁘게 마르고 있었다.


울 시골에선 방 한칸에 연탄불을 피워 생고추를 쪄내고..

그리곤 하우스에 넣어 말렸다..

다 마른건 골라내기 시작했는데 난 그것을 분간을 못해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소리가 달그락 달그락 하면 된다고 해

고추를 일일이 흔들어 본 기억이 난다.

연탄불이 훨훨타는 그 불속에서 엄마는 생고추를 다시 뒤젓거리고


하루는 학교 다녀오는데

동네 아저씨가 말씀하신다

니들엄마 낮에 미쳐서 돌아다녔다고.

너무 놀라 단숨에 뛰어 집으로 들어가 엄마를 한참을 바라봐도

아무렇지도 않아...엄마는 눈치챘는지 그런신다 무슨말 들었냐고..


그때 엄마가 말씀하신 희나리고추..

그 고추는 마르면서 히끗히끗하게 부분 부분 생겨난걸

희나리라고 하셨고 그 히끗한 부분은 잘라내고 그 고추가루 내어 드셨는데

그 히끗한 부분은 하얀곰팡이가 피었다는걸 이제서야 난 알게 되었다


그런 나에 부모님이셨다

좋은건 다 팔아 돈으로 만들고 당신들 입에 넣는건 .....


오늘 사회복지사님께서 일하는데 전화가 왔다

요양보호사 일을 하라고 하셨던 분인데

아직 얼굴을 뵙지 못했지만 목소리만 듣고 그러면서 일하고 있냐고


마음이 흔들리긴 하는데... 내가 어르신들 케어도 하고 싶긴 한데

엄마도 모시고 싶은데...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지는 않겠지


인간이란 동물 큰 동물은...그 굴레에 쌓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