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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알간 사과 한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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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13. 11. 1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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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 지인이 있다면서 사과가 너무 맛나다고 해

사과 한 상자를 주문했더니 오늘 택배로 날아왔습니다.

언니 사과 가지려와....

일요일 시아버지 제사 지내고 햇쌀 한가마 실어줘서

언제 다 먹냐싶어 언니 반 나눠주고 엄마도 드릴려하니

많다고 하시면서 설레를 치시네요

사과 한상자 언니 주고 신랑이 한상자 선물 받아 온걸로

엄마를 나누어 드렸더니..도리어 꺼내 내십니다.

그러지 말고 오시는 손님들이랑 함께 드시라고 다시 넣고 빼기를....

 

어쩌면 울 엄니는 그때를 생각하시는 듯 싶습니다.

그때는 모든것이 귀하다 하면 귀하고 흔하다 하면 흔한것들....

사과는 귀했지만 고구마나 감자는 흔했습니다

뒷방에 고구마 쌓아놓고 쥐서방이랑 함께 나눠먹기도 햇으니까요

쥐서방은 흙집이라 구들장 아래를 뚫고 올라오는 강인함도...

보었답니다..

이 겨울엔 화롯가에 앉아서...깊은 까아만밤에 엄니는 ...석쇠를 놓고

그 위에다 고구마를 노릇노릇하게 구워주셨습니다...

아버진.....소죽 끓이고 난 숯불속에 고구마를 넣어 군고구마를 만들어 주신

그럼에도....

 

한 광주리  이고 와서 파시는 아주머니의 사과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몇알 사주시면.....

난 차마 속알을 달라곤 못하고.....

속알은 늦둥이 남동생한테 양보하고....두껍하게 깍아낸 그 껍질도 맛나다고

맛나다고 하면서 먹었으니까요....

아직도 난 그날에 사과맛을 잊을수가 없답니다....ㅎㅎㅎ

그래서 난 울 엄니한테 더 많이 사 드리고 싶엇지요..

많이 많이 드시라고...당신 싫어질때까지 드시라고....

지금에 풍족함을...말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우린 그렇게 한 세상을 살아내기를 하고 잇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