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단호박 모종을 세포기 사다 심어놨더니,
낮엔 햇님보고 쑥쑥 자라 덩쿨을 뻗고
꽃이 피고...
밤엔 달님과 함께 놀다 잠이 들고,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쨍쨍 햇님이 괴롭히면 시들은 척 하고,
그러기를 반복하고 반복하기를...
큰 호박 서너개 달리더니
흙이랑 가까이 달린 녀석은 쥐라는 샌님한테
빼앗기고
대롱대롱 달려있던 예쁜 단호박
겉으로 울퉁불퉁 흠집같은 것이 생겨
잘 익었나 싶어 하나따서 쪄 봤더니
저어리 맛나게 ....내게 큰 선물을 주더라....
성미 급해...먼저번에 큰 녀석 하나 따
칼로 쪼개고 쪼개...쪘더니,...웬걸..
니맛도 내맛도 없어 닭한테 포식하라 건네줬더니..
그려 모든것은 시기와 때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실수를 하고
또 그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는 것이 큰 동물인
어리섞은 우리네이지만..
그래도 오늘도 다시 발을 맞추고..걸음마에서 벗어나 힘찬 걸음 걸음
발자국 발자국을 내며 걸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