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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들이 드뎌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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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09. 7. 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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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마당 한쪽 귀퉁이에 말없이 서있던 너가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입을 열였구나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나.

장대비를 맞고도 태연하게

입을 열였다.

 

수다가 떨고 싶었나,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싶었나,

내게 예쁜 속살을 보여주고 싶었나,

입을 열고 방긋방긋 웃고 있다.

 

 

내안에 너에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다.

너에 그 검은 그림자가 내게 있어

늘 난 무거움에 견딜수 없어

걷고 또 걸었다.

 

걸으면 그 검은 그림자가

떨어져 나갈까 싶어

그 검은 그림자의 무게가 좀 가벼워 질까

 

내안에 너에 그림자가 있어

횡하니 오늘도 걷고 있다.

내머리카락 흩어져

바람에 날리고 날려

 

저어기 하늘에 닿을듯 한 그런 멍한 날

너에 검은 그림자를 내려놓지 못해

나 걷고 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