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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바가지를 퍼 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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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자 2009. 6. 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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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꼬맹이였을 땐 말이지요.

    공동우물이 있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이지요

    동그랗게 테두리를 만들고 두레박으로

    퍼올리기 좋을만큼 쌓아올린 우물...위엔

    지붕을 만들고 두레박을 달아놓았지요..

    오물이 빠지지 않도록 한것이고

    비가오면 비가 새어들지 않기 함이였어요..

     

    근데 울 동네 한 집인 노마네집에 펌프가 있었습니다.

    녹이 쬐금 난...

    그 펌프가 마당 한 복판이 있어,

    노마네 집에 가면 그 펌프질 하는 재미도 있었지요.

     

    그 펌프 옆에는 늘 작은 양동이가 있었고

    바가지가 있었지요.

    그냥 펌프질을 하면 그 펌프엔 물이 나오질 않았어요.

     

    물 한 바가지를 퍼 넣으면..

    그냥 꾸르륵하면 삼켜 버렸지요.

    꼬맹이는 그걸 알아채린 뒤부턴..

    언능 한바가지 퍼놓고 펌프질을 열심히 하며

    두어바가지를 더 퍼 넣었지요..

    물이 잘도 올라옵니다.

    처음 쏟아져 나오는 물을 그냥 흘러가도록 두고

    시원한 찬물이 나올때를 기다려

    그 물을 받아먹었지요..

     

    이제서야

    이렇게 중년이 되고 잊고 있던 걸 이제서야  알게되었지요.

    그 처음 퍼부었던 그 물이 마중물이였다는 것을요...

     

    마중물...

    처음 퍼부었던 그 물이 계속 한없이 나올수 있도록 할수 있었던

    그 한 바가지 물의......헌신적인..소중함....

     

    글쎄요...여즉 살면서 내가 한 역활에 대해 생각합니다.

    과연 내가  살면서 ....누구의 마중물이 되기 보단

    ................................누를 끼치는 걸 더 많이 했던건 아닌가..라는 ...

     

    무슨일을 하고선 그 댓가를 바란건 아닌지...

    그렇게 살려한건 아니지만 내심속에 숨어있는 얄팍한 그 뭔가가 있었는지도 라는...

     

    이젠 천천히 거북이 처럼 걸어갈려 합니다..

    내겐 휴식이 필요한것 같아....천천히 거북이 처럼......한곳을 바라보지 않고

    이곳저곳을 살펴가면서 말이지요....